"사람 있나요?"..맨발 대피 순간에도 이웃 챙긴 주민들
불길은 집과 학교를 비롯해 마을 바로 앞까지 번져왔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닥친 상황에서도 주민들은 이웃을 잊지 않았습니다. 맨발로 뛰쳐나가면서도 이웃에 피하라고 연락을 했고, 차로 어르신들을 대피시키기도 했습니다.
윤두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학교가 앞뒤 불길에 포위당한 듯합니다.
조금 더 지나면 불길이 집으로 넘어올 기세입니다.
[바로 여기 있어.]
주민들은 맨발로 뛰쳐나왔습니다.
[서귀홍/경북 안동시 중평리 주민 : 양말도 못 신고 나왔어요. 숨도 못 쉬겠는데 뭐, 집에 있으니.]
그 바쁜 와중에도 잊지 않은 게 있었습니다.
[권영순/경북 안동시 중평리 주민 : 빨리 나오라고 빨리 피하라고. 동네 사람들 다 연락하고…]
인근 캠핑장도 연기로 가득 찼습니다.
손님들을 얼른 대피시키곤 남은 할 일을 하러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유동희/인근 글램핑장 소장 : 어르신들 차가 없어서 밖에 서서 계시니까 태워서 다리 건너 내려 드리고 다시 와서 계속 왔다 갔다 했죠.]
중평리 마을 주민 350여 명은 이렇게 대피했습니다.
자정이 다 됐습니다.
불이 난 지 9시간가량이 지났는데, 도로 옆으로 여전히 불길이 번지고 있습니다.
불은 산을 넘었습니다.
또 다른 마을에도 대피령이 떨어졌습니다.
마을에서 차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안동(시내로) 나가는 게 나을 것 같아서…나가시는 게 나아. 대피하시는 게 지금.]
공무원들도 이리 뛰고 저리 뜁니다.
가가호호 전화하고
[어르신, 마을회관으로 오실 수 있으신가요. 지금?]
남은 사람이 있는 지 직접 둘러봅니다.
[여긴 다 나가셨죠?]
결국 남편 몸이 불편해 아내가 발만 동동 구르던 한 집을 찾아냈습니다.
[안전한 곳에 가 계시다가 내일 산불 잡으면 다시 모셔 드릴게요.]
강한 바람에 불길이 이리저리 옮겨붙었지만, 서로가 서로를 도와 빠르게 대피해 인명 피해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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