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천혜의 섬 추자도에 똥물 '콸콸'..추자면사무소는 '모르쇠'

문준영 2021. 2. 2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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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섬 속의 섬이자 천혜의 자연을 지닌 추자도에서 정화되지 않은 오폐수가 수년째 바다로 무단 배출되고 있습니다.

추자도 주민들은 악취와 어장 오염 등 큰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현장 K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빼어난 경관과 청정 바다, 풍부한 어장으로 유명한 섬 속의 섬 추자도입니다.

하추자도에는 푸른 산과 기암절벽이 병풍을 두른 듯 절경을 이루는 석두청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해안으로 100m가량 들어가자 강한 악취가 코를 찌릅니다.

[김흥태/추자도 신양리 주민 : "(이거 냄새 엄청난데요. 이게 정화가 안 되나요?) 안 되니까 그러지. 아이고 사람이 이거 참…. 여기서 100m 저쪽까지도 냄새가 난다고. 저기서 낚시를 해도."]

가까이 와보니 악취가 굉장히 심한데요.

보시는 것처럼 갯바위에는 이런 부유물들이 잔뜩 끼어있습니다.

악취의 원인은 바로 바다로 배출되는 하수 때문.

이곳에서 약 1.3km가량 떨어진 신양리 하수처리시설에서 깨끗이 정화되지 않은 오·폐수를 관을 매립해 바다에 버리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은 냄새와 바다 오염으로 인한 불편과 피해를 호소합니다.

[황충남/추자도 신양2리 이장 : "해녀들 미역, 모자반 어장터고 지역 사람들의 낚시 어장터입니다. 수년째 시설을 해서 악취가 많이 난다고 민원을 몇 번 제기했는데…."]

2009년 준공된 신양리 하수처리장의 하루 처리량은 100톤.

그런데 150~200톤을 넘는 날이 부지기수입니다.

[이태재/추자도 하수처리 담당 기간제 공무원 : "처리량이 80~100톤으로 알고 있거든요. 실제로는 150톤 이상이에요. 약 자체가 아까울 때가 있어요. 쓸려나가 버리니까."]

방류수 수질도 심각합니다.

지난 1월과 2월 수질을 보면 수질 오염도를 나타내는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은 10 이하의 기준보다 최대 4배 가까이 높았고, 총대장균군수도 3,000 이하 여야 하지만, 7배에서 최대 40배까지 초과했습니다.

[김진근/제주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 "아무래도 해양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총대장균군이 많으면 수질성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올라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1년 중 200일 동안 하루 50톤을 초과했다고 가정했을 때, 기준치를 초과한 하수 만 톤이 바다에 흘러간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해양 환경이 파괴되고 있지만 관할 행정기관인 추자면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신양리를 비롯해 추자도 5개 하수 처리시설을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재진은 최근 5년간 추자도 하수처리시설의 수질검사 결과와 하수처리량을 정보공개 청구하고, 바다에 배출되는 하수를 채취해 수질검사를 의뢰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그래픽:조하연

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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