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로 듣는 거울..장애·비장애 넘는 '유니버설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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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버스타고 고향가고 싶어요."
휠체어가 탈 수 있는 고속버스가 생긴 게 불과 2년 전이다.
지난해말 한국장애인개발원이 공개한 유니버설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을 보면, 톡톡 튀는 아이디어 제품들도 눈길을 끈다.
운전도중 아이들이 위험요소 없이 제자리에 앉아있는지 또는 빈 스쿨버스에 아이들이 자리에 앉아있는지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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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버스타고 고향가고 싶어요.”
휠체어가 탈 수 있는 고속버스가 생긴 게 불과 2년 전이다. 전국에 10대뿐이지만, 그나마 이때 시범운영을 시작하면서 물꼬를 텄다. 휠체어리프트가 달린 고속버스의 배경에는 장애나 성별, 언어, 나이 때문에 차별받지 않도록 제품이나 시설·서비스를 설계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있다. ‘장애인이 편하면 누구나 편한 설계’를 목적으로 한 것이어서, 소비자 입장에서도 장애·비장애인을 가리지 않고 두루 편히 쓸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지난달 삼성전자가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에스(S)21 등에 적용된 ‘퀵리더’(바로읽어주기) 같은 접근성 기능이 대표적이다. 휴대전화 화면 등에 나타난 텍스트를 실시간 소리로 들려주는 기능이다. 애플 아이폰의 ‘보이스오버’과 비슷하다. 과거 버튼형 전화기의 ’5번’자리에 작은 플라스틱 돌기를 만들어 다른 번호 위치를 가늠케 하던 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진화했다. 식품과 야채 등 일상용품 1천개 이상을 구분해 알려줄 수 있고, 청소용품의 위치를 찾아내는 기능도 갖췄다. 장면해설 기능은 캡처된 사진이나, 다운로드된 이미지를 말로 설명해주도록 했다. 옷을 고르는 경우 등 색깔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를 위해 색상감지 기능도 갖추고 있다.
2016년부터 휴대전화 개발 과정에서 장애인들이 포함된 ‘삼성서포터스’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시각장애인들에게 필수 기능이지만, 비장애인들도 굳이 스마트폰에 손을 뻗지 않고 음성인식으로 여러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글자크기를 키워주는 ‘돋보기 위젯 기능’은 눈이 어두운 어르신들이 유용하게 쓰고 있는 기능이다.
200㎖ 우유팩을 기존보다 얇고 길게 만들어 이 크기 우유를 주로 마시는 어린이들이 한손으로 잡기 쉽게 하거나, 알루미늄 캔 뚜껑 따는 부위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손 베는 것을 막는 것도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사례다. 엘지(LG)생활건강은 2019년부터 시각장애인들이 생활용품을 손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샴푸’, ‘로션’, ‘바디’, ‘치약’ 등이라고 쓰인 점자스티커를 배포하고 있다. 편의점 지에스(GS)25에서도 주요제품과 시설에 ‘건강식품’, ‘비타민’, ‘바디용품’ 등 점자 스티커를 만날 수 있다.
지난해말 한국장애인개발원이 공개한 유니버설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을 보면, 톡톡 튀는 아이디어 제품들도 눈길을 끈다. 한 업체가 내놓은 음성안내 휴대용 거울 ‘미러-미’는 카메라와 정밀센서를 활용해 얼굴 모습을 들려준다. 얼굴-치아-의상-머리확인 등 4개로 나눠진 버튼을 누르면 외모에 특이한 변화가 없는지를 소리로 알려준다. 개발원 쪽은 “사회에 진출한 시각장애인들이 타인의 도움없이 스스로 외모를 점검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한다. 스쿨버스에서 아이들이 방석 위에 앉으면, 시트의 헤드레스트 위로 고양이 인형이 머리를 드는 제품도 있다. 운전도중 아이들이 위험요소 없이 제자리에 앉아있는지 또는 빈 스쿨버스에 아이들이 자리에 앉아있는지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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