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사폭 최소화..'수사팀 유임' 대검 요구는 수용

옥기원 2021. 2. 2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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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22일 서울중앙지검 1차장 등 일부 공석인 자리를 채우고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의혹' 사건 등 주요 사건 수사팀 부장검사들을 유임시키는 내용의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를 단행했다.

'주요 사건 수사팀과 중앙지검 보직 부장의 유임'을 요청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사건 수사팀과 중앙지검 보직 간부들을 유임해달라는 대검 쪽의 요구가 반영된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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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대검과 충분히 소통" 강조
박범계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5일 서울고검에서 인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면담을 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법무부가 22일 서울중앙지검 1차장 등 일부 공석인 자리를 채우고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의혹’ 사건 등 주요 사건 수사팀 부장검사들을 유임시키는 내용의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를 단행했다. ‘주요 사건 수사팀과 중앙지검 보직 부장의 유임’을 요청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검사장급 인사로 촉발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파동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가 이날 단행한 중간간부급 인사의 특징은 ‘대검 쪽 요구를 반영한 소규모 인사’라는 점이다. 공석이던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 파견됐던 나병훈 검사가 임명됐다. 1차장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보좌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의혹 등 주요 사건을 지휘하는 요직이어서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인사 전엔 이 지검장과 가까운 인사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신임 1차장은 이 지검장과 큰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지검 차장검사엔 박재억 현 서울서부지검 인권감독관, 안양지청 차장검사엔 권기대 현 안양지청 인권감독관을 전보 조처하는 등 인권보호 담당자들을 주요 보직에 발탁한 점도 눈에 띈다.

이 지검장과 가깝고 윤 총장과 각을 세울 만한 검사들이 승진할 것이란 일각의 전망도 빗나갔다. 다만 임은정 대검 검찰연구관은 서울중앙지검으로 겸임 발령이 나면서 수사권한을 부여받았다. 임 부장검사는 수사권이 없어 감찰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주변에 토로해왔다고 한다.

주요 수사팀의 변동도 없었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 이상현 형사5부장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이정섭 형사3부장이 모두 자리를 지켰다. 중앙지검에서 울산 하명수사 의혹을 수사하는 권상대 공공수사2부장과 ‘검·언 유착’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검사장 무혐의 처분’을 주장하며 이성윤 지검장과 갈등을 빚었던 변필건 형사1부장도 유임됐다. 주요 사건 수사팀과 중앙지검 보직 간부들을 유임해달라는 대검 쪽의 요구가 반영된 인사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를 두고 “조직 안정과 수사 연속성을 위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실시했고, 검찰개혁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반영하고자 노력했다”며 “인사 규모 및 구체적 보직에 관해 대검과 충분히 소통하며 의견을 듣는 등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날 중간간부 인사의 핵심 변수는 ‘신현수 복귀’였다는 말이 나왔다. 대검의 의견이 대폭 수용된 것도 결국 신 수석의 사의 파동 탓이었다는 뜻이다. 실제 이날 발표된 인사 면면을 보면, 그동안 법무부와 대검의 실무진 사이에서 오갔던 인사 내용과 비교해 큰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검찰 내부에서 이번 인사를 두고 ‘청와대와 법무부가 대검의 의견을 수용한 게 아니라, 신 수석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검찰 내부에선 이번 인사에 대한 불만 기류도 감지된다.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이날 인사 단행 전 “대검은 인사 정상화를 위한 광범위한 규모의 인사 단행을 요청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 윤 총장과 대검이 요구한 것은 과거 추미애 장관 시절 전진 배치됐던 인사들을 대거 교체하라는 것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옥기원 배지현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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