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백신 4월부터 고령자로 확대한다더니 벌써 물량 부족 왜?

김회경 2021. 2. 22. 18: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계적 백신 공급 부족에 3차 물량 도착 미정
의료종사자 '인구 3%'로 추산했다 100만 증가
4월 시작 고령자, 지역·연령별 단계적 접종 검토
일본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1호인 아라키 가즈히로(왼쪽) 도쿄의료센터 원장이 지난 17일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7일 의료종사자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일본에서는 1주일도 안 돼 접종 일정 연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공급 부족에 따른 백신 확보가 어렵고 선행 접종 대상인 의료종사자가 당초 예상보다 100만명 이상 늘어난 탓이다. 이에 감염 취약층인 65세 이상 고령자(3,600만명) 접종 일정까지 줄줄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에 단계적 접종을 검토하고 있다.


"백신 한정돼 고령자 접종 천천히 시작"

21일 일본 지바현 나리타국제공항에 유럽에서 공수된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도착했다. 지난 12일에 이어 두 번째 물량이다. 나리타=AP 연합뉴스

백신 접종을 진두 지휘하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 담당장관은 21일 NHK에 출연해 고령자 접종과 관련, "4월부터 시작하고 싶지만 백신이 한정돼 천천히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공급 일정이 불투명해 지방자치단체의 접종 계획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 대해 사과했다.

당초 3월 하순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고령자 접종은 한 차례 밀리면서 4월 1일부터 일제히 시작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지자체부터 시험적으로 접종을 시작하거나 100세 이상 고령자부터 순차적으로 접종을 시작하는 등 지역·연령별 단계적 접종을 검토하고 있다.

일정이 지연되는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유럽에 있는 화이자 백신 생산라인이 증설되면 5월부터 공급이 다소 늘겠지만 그 전까지는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 백신 확보 경쟁으로 생산 공장이 있는 유럽연합(EU)은 역내 백신 수출 관리를 강화하는 가운데 일본도 공급 일정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백신 1병당 6회 접종을 전제로 일본에는 지난 12일 화이자 백신 1차 물량(38만6,100회분)에 이어 21일 2차 물량(45만2,790회분)이 도착했다. 총 83만8,890회분으로 41만9,445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다. 그러나 아직 3차 백신 물량과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확보한 물량으로는 17일 시작한 의료종사자 4만명에 대한 접종은 완료할 수 있지만 다음달 의료종사자와 4월 고령자 대상 접종이 원활하게 진행될 지 불투명하다.


의료종사자 당초 추산보다 100만명 급증

지난 1월 27일 후생노동성과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가 공동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한 모의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가와사키=로이터 연합뉴스

65세 이상 고령자보다 먼저 접종을 시작하는 의료종사자도 급증하고 있다. 현재 접종이 시작된 사전 동의를 얻은 의료종사자는 1~2만명으로 추산됐지만 4만명으로 신청자가 늘어났다. 다음달부터 접종이 예정된 의료종사자도 당초 370만명으로 계산했지만 최근 100만명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00만명이 모두 접종을 희망할 경우 총 200만회분 이상의 백신을 확보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접종 계획 수립 당시 의료종사자를 '전체 인구의 3%'로 산정해 370만명으로 추산했다. 후생노동성이 3년마다 실시하는 의료시설 정태조사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안내에 따르면 의료종사자로 의사와 간호사, 구급대원, 자위대원 외에 코로나 감염자 이송과 응대를 담당하는 소방단원과 약제사 등도 예시하고 있다. 이들 중 어디까지 의료종사자에 포함할지는 각 지자체가 결정한다.

후생노동성은 지난 17일까지 47개 도도부현(광역지자체)에 의료종사자로서 접종 대상이 되는 인원을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집계하면서 370만명보다 100만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수정한 것이다. 백신 공급 일정이 불투명하고 사전 접종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고령자와 65세 미만 기저질환자(820만명), 고령자 시설 종사자(200만명) 등의 접종 일정도 줄줄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기저질환자에 대해선 지자체에 자진 신고를 통해 사전 예약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지자체가 기저질환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다만 품이 들기 때문에 신고에는 진단서를 요구하지 않을 방침이다.


72세 스가 "차례가 되면 접종 받을 것"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정기국회가 소집된 지난달 18일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시정방침연설을 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22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백신 접종이 화제에 올랐다. 후쿠다 다쓰오(福田達夫) 자민당 중의원 의원은 총리가 맨 처음 백신을 맞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외국에선 정상들이 백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홍보하기 위해 먼저 맞는 경우를 의식한 것이다.

이에 스가 총리는 "차례가 되면 솔선수범해 접종을 받고 싶다"고 답했다. 72세인 스가 총리는 65세 이상 고령자 대상 접종이 시작하면 접종을 받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면서 "순번이 몇 번이든 코로나19 수습을 위해 총리로서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