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현장] "김형인 최재욱 동업" VS "돈 요구하며 협박" 3차 공판도 '진실게임'

김소연 2021. 2. 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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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개그맨 김형인, 최재욱 측이 증인 A씨가 모순된 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늘(22일) 오후 3시 서울 남부지방법원에서는 김형인과 최재욱에 대한 불법도박장 개설 혐의에 대한 공판이 열린 가운데, 현장에는 김형인과 최재욱, 변호를 맡은 서보건 변호사가 참석했다.

김형인과 최재욱은 지난 2018년 초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에 불법 도박장을 개설한 뒤 포커와 비슷한 ‘홀덤’ 게임판을 만들어 수천만 원의 판돈이 오가는 도박을 주선하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김형인은 또 불법도박에 직접 참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5월 두 사람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지난 9월 재판에 넘겼다.

이날 공판에서는 증인 심문이 진행된 가운데, 김형인과 최재욱이 불법도박장 실소유주로 지목한 A씨가 증인석에 섰다. A씨는 도박장 개설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A씨는 검찰 측 심문을 통해 "2018년 1월 19일에 3000만원을 최재욱에 송금했다"고 밝혔다. 송금 경위와 이 돈을 최재욱이 어디에 사용하겠다고 했는지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했다. 이어 "최재욱이 생활이 어렵다고 해서 송금했다. 김형인과 함께 이자를 50만원 씩 준다고 하더라. 3월말 쯤 친형에 받을 돈이 있다고 김형인과 최재욱이 같이 갚아주겠다고 하더라"면서 "김형인이 최재욱을 도와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형인이 1500만원을 최재욱에 줬고 그 돈으로 최재욱이 테이블 등을 구입해서 운영한 것으로 안다. 두 사람이 같이 차린 것이라고 직접 말했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이 그 도박장에서 장부 작성 등 알바를 했고 공익제보를 위해 증거를 모으고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김형인은 최재욱을 바지 사장으로 앉히고 보증금 등을 다 대준 뒤 수익이 나면 자기들끼리 나눠 가졌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도박장에서 장부 정리, 현금, 칩 교환 등을 했던 것은 최재욱과 김형인에 협박을 당했기 때문이며 이 '아르바이트'에 대한 대가는 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개업 전 도박장 장소에 갔는지, 언제 처음 갔는지 등 대다수의 심문에는 진술을 거부했다. 이어 자신이 빌려준 3천만 원이 도박장 비용으로 쓰였는지, 어디에 쓰였는지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는 "잘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에 변호사 측은 A 씨가 고소장 등에 '최재욱과 김형인에 3천만 원 빼앗긴 채 노예처럼 노역했다'고 표현한 것을 언급하며 "24시간 이상 골방에 갇혀 일했다고 했다. 맞나?", "거액을 빼앗고 노역을 시키려면 강도 높은 협박을 했어야 한다. 협박 당했나?", "폭행 당한 적 있나?", "당시 경찰에 신고할 생각은 없었나" 등의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A 씨는 증언을 모두 거부했다.

변호사는 또 "2월까지만 해도 강제 노역을 했다는 사람이 3월 20일에는 연 이자 24%를 내놓으라고 강제했다. 맞나?", "순진한 증인에게 돈을 빼앗고 강제 노역을 시켰다면 깊은 신뢰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데 현금 출납을 맡긴 것이 맞나?", "3천만 원을 빌려줄 당시 대출을 받아서 빌려줬다. 최재욱이 빚만 있었는데 대출받아서 남의 빚 갚으라고 빌려준 것이 맞나" 등 A 씨의 모순된 증언을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장은 김형인에 A 씨를 심문할 수 있는 기회를 줬고 김형인은 "공익 제보라고 계속 주장을 한다. 마치 정의를 위한 것처럼 말한다. 그러면 언론에 제보했으면 끝이 나야 한다. 그런데 (제보했다는) 문자를 보내고 돈을 요구하는 것은 어딜 봐도 공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A 씨는 "말할 필요를 못 느낀다"라고 답했다.

증인 심문이 끝난 뒤 검찰은 다음 기일에 최재욱에 대한 증인 심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 변호사는 A 씨가 지난해 9월 28일 검찰에 송치됐으며 지난해 10월께 경찰 수사 완료 후 보완 수사까지 마쳤으나 이날까지 기소가 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A 씨 사건에 대해 기소, 불기소 여부를 검찰에서 결정 내려줘야 한다. 김형인과 최재욱은 A 씨에 죄목만 바뀌어 또 고소를 당했다. 지금 상황에서 증언을 하면 이 증언이 A 씨에 유리한 상황으로 쓰일 수도 있다. 기소, 불기소 여부를 정해주고 해야 순리에 맞지 않을까 싶다"라고 주장했다.

재판장은 이를 받아들이며 검찰에 수사 진행 상황을 확인해달라고 주문했다. 재판장은 오는 4월 12일 오후 4시 30분을 증인 심문 기일로 정한 뒤 폐정했다.

재판이 끝난 뒤서 변호사는 취재진과 만나 "A 씨가 증언을 계속 거부한 이유는 본인의 형사사건 유, 무죄가 걸려있어서 그렇다"면서 "그런 상태에서 잘못 말했다가는 자신에 불리하니까 그런 것"이라고 지난해 12월 열린 2차 공판에서 A 씨의 증인 심문을 A 씨의 기소 여부가 결론난 후 진행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낸 이유를 설명했다.

또, 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이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이 주요 사건 증인들을 사실상 처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증언 방향을 묵시적으로 압박을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검사가 증인의 입을 묶어놓고 있는 상태면 A 씨 심문 중 이쪽에 유리한 이야기가 나오려다가도 자체 검열을 하지 않겠나. 상당히 불리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또 저쪽 기소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쪽에 증언을 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심문 내용을) A 씨가 유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또 "김형인, 최재욱 측은 첫 재판부터 입장의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증인의 말은 계속 바뀌고 있다. 진정서에 자필로 써놓은 것도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 그러니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오늘 재판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ksy70111@mkinternet.com

사진| 스타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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