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놓고 시민단체 찬반.. 동성결혼 합법화?

권현경 기자 2021. 2. 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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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부모연합 등 85개 단체 찬성 VS 바른인권여성연합 등 43개 단체 반대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을 두고 시민단체가 찬성과 반대로 나뉘었다.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두 기자회견 모습. ⓒ베이비뉴스

국회에서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을 두고 시민단체가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찬성 측에서는 급속하게 바뀌고 있는 가족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유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 측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 시도가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9월과 11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서울 송파병)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용인병)은 '건강가정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대표발의 했다.

두 법안의 주요 내용은 현행 '건강가정기본법'을 '가족정책기본법'으로 변경하는 것과 '한국건강가정진흥원', '건강가정지원센터' 등의 명칭을 '한국가족원'과 '가족(지원)센터'로 변경해 '건강가정'이라는 용어를 삭제하고 중립적인 용어 사용을 통해 가족의 형태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춘숙 의원의 '건강가정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의안 원문에 따르면, 2004년 건강가정기본법 제정 이후 가족 규모 축소, 가족 형태 다양화 등 급속한 가족 환경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제명을 '가족정책기본법'으로 변경하고 이에 따른 용어, 목적, 기본이념 등을 정비한다. 가족정책위원회 신설, 혼인 및 출생신고 시 가족교육 정보 제공, 건강가정지원센터 명칭 변경 및 통합근거 마련, 가족상담전화 근거 마련 등 현 법률의 미비점을 보완해 가족정책의 추진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한국한부모연합 등 85개 단체는 지난 1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동 국회 정문 앞에서 '다양한 가족을 포괄하는 가족정책이 필요한 때다. 국회는 건강가정기본법 전면 개정에 앞장서라'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반면, 30분 후인 11시 같은 장소에서 바른인권여성연합 등 43개 단체에서는 '가정 해체와 사회 혼란을 초래하는 건강가정기본법 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맞섰다.

건강가정기본법은 건강한 가정생활의 영위와 가족의 유지·발전을 위한 국민의 권리·의무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책임을 명백히 하고 가정문제의 적절한 해결방안을 강구하며 지원정책을 강화함으로써 건강가정 구현에 기여하기 위해 2004년 제정된 법이다.

◇ "다양한 가족 포괄하는 가족정책 필요한 때"

한국한부모연합 등 85개 단체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한국한부모연합

한국한부모연합 등 85개 단체 측은 현재 국회에 발의된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건강가정기본법'에서 사용되는 '건강가정'이라는 용어는 1인 및 비혼가구 급증에 따른 다양한 가족을 포괄하지 못하는 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가족의 정의를 혼인·혈연·입양에 한정함으로써 법률혼과 혈연 중심의 가부장적이고 구시대적인 법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행법은 법의 목적을 '가족해체 예방', '이혼예방 및 이혼가정지원'에 둠으로써 철저히 가족정상성에 기반하고 있다. 이혼을 예방해야 할 문제적 상황으로 인식해 한부모가족 등 결혼 밖의 가족에 대한 차별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구시대적이고 차별적인 법을 개정해 154만 가구의 한부모가족을 비롯한 다양한 가족이 평등한 삶을 보장받고 기본적인 생활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개정안을 찬성하는 이들 단체는 반대 단체 측이 "가족형태의 변화에 따른 가족정책의 변화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동성결혼 합법화 시도'라고 혐오를 선동하는 세력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는 이러한 혐오선동을 여론이라고 눈치보면서 제대로 된 행보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0일 미혼모시설을 방문해 '정상적인 엄마는 별로 많지 않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 "사회 질서를 훼손하는 반사회적, 반헌법적인 법 중단하라"

바른인권여성연합을 비롯한 43개 단체는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바른인권여성연합

바른인권여성연합을 비롯한 43개 단체에서는 해당 법 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남인순 의원과 정춘숙 의원이 추진하는 개정법이 사실상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유지해 온 가정의 본질과 그 가정을 기초로 하는 사회 질서를 훼손하는 반사회적, 반헌법적인 법"이라고 지적했다.

개정안을 반대하는 단체 측은 "발의된 개정안은 '가족'의 정의를 의도적으로 삭제하고 가족의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가족 관련 법 질서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비상식적인 입법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가족의 정의를 '사실혼 그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관계로 이루어진 사회의 기본 단위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해 향후 대통령령이나 법률 개정을 통해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동성 가구, 비혼 가구 등을 가족의 한 형태로 수용하려는 숨은 의도가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 측은 지난 1월 말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1~2025) 계획안에 "가족의 다양성 증가를 반영해 가족의 정의를 재정립하려는 목적이 명시돼 있다"면서 "다양한 가족에 동성부부 등을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정안을 반대하는 단체 측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가정을 삭제하고 가족의 정의를 변질시키려는 남인순 의원과 정춘숙 의원의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을 반드시 철회하라, 가정을 해체하고 사회 질서를 파괴하는 일체의 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이에 앞장선 남인순·정춘숙 의원은 국민 앞에서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지난 17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으나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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