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유혈진압 경고에도.. "22222 혁명" 수백만명 거리로

임규민 기자 2021. 2. 2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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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전해지며 트위터에 게재된 시위 사진. /트위터 캡처

군부 쿠데타 4주째에 접어든 미얀마 전역에서 22일(현지 시각) 군정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정확한 규모는 추산되지 않았으나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최다 인원이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선 “미얀마 전국 거리에 수백만 인파가 나왔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날 각종 외신,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을 비롯, 수도 네피도, 제2 도시 만달레이 등 전국 곳곳에선 쿠데타를 규탄하고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 인파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현지 시민들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시위대가 거리를 꽉 채운 집회 영상이나 사진을 게시했다.

22일(현지 시각)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군부를 규탄하기 위해 거리로 나온 시민들. /트위터 캡처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시위 주최 측은 이날 미얀마 전역에서 모든 업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기획했다. ’2021년 2월 22일'에 열린다는 것을 부각해 이날 총파업을 ’22222 혁명'으로 부르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22일 오후 현재 트위터 등엔 ‘#22222Revolution’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시위 참여를 인증하는 게시물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예고된 총파업에 앞서 수백만개에 이르는 사업장도 휴점을 알렸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얀마 최대 소매업체인 시티 마트와 미얀마에 들어온 태국의 대형 도매업체 마크로 등도 이날 휴업 사실을 공지했다.

‘22222 혁명’은 미얀마에서 1988년 8월 8일 벌어진 민주화 투쟁 ’8888 항쟁'을 모델로 한다. 이 항쟁은 랭군(옛 수도·지금의 양곤)에서 10만여명이 군사 정권에 맞서 벌인 시위로 대학생·승려·근로자·가정주부까지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다. 당시 정부군이 총을 쏘아 시위가 잦아들 때까지 3000여명이 숨졌다.

22일 오전(현지 시각) 미얀마 남부 도시 카우타웅에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며 모인 시위대. /트위터 캡처

앞서 군부가 총파업을 규탄하고 강경 진압을 암시한 만큼 대규모 유혈 사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날 밤 군정 최고 기구이자, 쿠데타로 권력을 틀어쥔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이 의장을 맡고 있는 국가행정평의회(SAC)는 국영 MR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시위대가 폭동과 무정부 상태를 선동했다”며 “특히 감정에 휩쓸리기 쉬운 10대와 젊은층을 인명 피해가 예상되는 대립의 길로 자극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군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져 이날까지 군경의 총격에 4명이 목숨을 잃었고 100여명이 다쳤다. SAC는 이 같은 유혈 사태에 의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듯 “시위대가 일으킨 폭력으로 군경이 반격해야만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22일(현지 시각)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군부 쿠데타를 반대하는 시위대가 군부에 의해 감금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는 팻말 등을 들고 집회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군부는 총파업에 앞서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주요 교량과 외국 대사관으로 연결되는 거리 등에 장애물이 설치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군부는 트럭을 동원해 시내 곳곳에서 “5 명 이상 모임을 금지한다”는 경고를 확성기로 퍼뜨리기도 했다.

한편 가디언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현재까지 미얀마에서 벌어진 시위로 최소 640명이 체포됐고, 이중 593명이 구금 상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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