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학폭 미투' 쓰나미, 누구든 거짓말하는 자 벌 받기를[모이라 뷰]

성정은 2021. 2. 2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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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논란을 부인한 (여자)아이들 수진, 조병규, 박혜수, 세븐틴 민규(왼쪽부터). 사진|스타투데이DB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성정은 기자]

그룹 (여자)아이들 수진, 배우 김동희, 조병규, '프듀2' 출신 배우 김소혜, 가수 진해성, 그룹 세븐틴 민규. 22일 하루에만 학교 폭력(이하 학폭) 관련 논란이 불거졌거나 이에 대해 입장을 낸 연예인들이다. 하루 종일 쓰나미처럼 학폭 주장 글이 나오고, 이에 대한 반박 입장이 쏟아졌다.

배구계 스타인 쌍둥이 이재영 이다영 자매에서 시작해 배구를 훑고 야구로 건너간 스포츠계 학폭 미투(나도 당했다)가 연예계로 불붙었다. 성 폭력 미투, 돈 문제에 대한 빚투에 이어 학폭 미투가 파도처럼 몰려왔다.

21일 의혹이 불거진 (여자)아이들 멤버 수진.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진이 화장실에 내 동생과 동생 친구를 불러서 서로 뺨을 때리게 하고 '이제부터 OOO(동생 이름) 왕따'라고 단체 문자를 돌렸다"라고 주장한 글이 올라와 시작됐다. 여기에 다른 누리꾼이 같은 중학교에 다닌 아역배우 출신 서신애도 수진에게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하며 사태가 커졌다.

소속사가 부인한 뒤에도 논란이 커져만가자 수진은 22일 팬카페에 "고민 끝에 글을 올린다"며 과거 자신의 행실을 반성하면서도 학폭 의혹에 대해서는 "억울한 부분"이라며 부인했다. 수진은 "단 한번도 그 친구에게 폭행을 가한적이 없다"며 "왕따를 주도하는 단체문자를 보낸적이 없으며, 교복을 뺏은적도 물건을 훔친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저는 서신애 배우님과는 학창시절 대화를 나눠본적도 없다"며 "이분께도 이일로 피해가 간 거 같아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드라마 '스카이캐슬', '인간수업' 등에 출연한 배우 김동희 측이 학폭 의혹에 대해 먼저 부인하고 나섰다. 소속사는 이날 "해당 글이 이미 3년 전 올라왔다가 삭제된 바 있다"며 "사실이 아닌 일로 소속 배우가 부당하게 피해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법적 대응을 경고했다.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걸그룹 아이오아이로 활동했던 배우 김소혜에 대한 학폭 의혹 제기글이 이어졌다. 그러자 김소혜 측은 "해당 내용은 이미 3년 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했다가 선처로 마무리됐다.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이번에는 절대 선처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시 강경 대응을 알렸다.

다음은 배우 'K팝스타' 출신 배우 박혜수였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청순한 이미지로 잘 나가는 여배우에게 학폭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시작하는 글이 올라온뒤 근거 없이 박혜수가 지목 받자 글쓴이는 "댓글이 거론되는 분이 아니다"며 원글을 삭제했다. 이후 22일 박혜수의 SNS에 "일진 출신", "너같은 애가 청순한 척 착한 척 나오는 거 정말 역겹다" 등의 댓글이 다시 달리자 소속사가 분노했다.

소속사는 "당사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연예계 학교폭력의 중대성과 심각성에 깊이 공감하고 있는바, 해당 게시물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당 사는 해당 게시물들이 학교폭력에 관한 사회적 분위기를 악용해 오직 배우 박혜수를 악의적으로 음해·비방하기 위한 허위사실임을 확인했다"며 "이에 당사는 배우 박혜수에 대한 악의적 음해·비방 게시물 등을 게재, 전송, 유포하는 일체의 위법행위에 대하여 폭넓고 강경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룹 세븐틴 민규, KBS2 '트롯 전국체전' 우승자 트로트 가수 진해성 등에 대한 학폭 주장이 불거졌고, 이들 역시 "사실무근"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런가하면 데뷔 후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조병규는 최근 학폭 의혹과 조병규를 옹호하는 반박이 잇따른 가운데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반드시 제 입장 밝히겠습니다. 기다려 주세요"라고 썼다가 관심이 집중되자 삭제하기도 했다.

앞서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 톱6에 진출한 요아리가 학폭설에 대해 "단정하고 훌륭한 학생은 아니었지만 누구를 괴롭히거나 때리는 가해자였던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반면 '미스트롯2'에 출연했던 진달래는 학폭 논란을 인정하며 "지난 시절 저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고,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다. 오랜 시간이 지난 일이더라도 제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겠다"고 사과하며 하차했다.

앞서 성 폭력 미투, 빚투처럼 학폭 미투도 한번 물꼬가 트이니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SNS의 대중화와, 다른 사람들의 폭로를 보고 자신의 과거가 생생하게 떠오르는 '프라이밍 효과'가 더해진 결과라고 보고 있다. 문제는 사실도 있겠지만,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학폭이다 안했다 주장만 난무할뿐, 대부분 경찰 수사로 이어지지 않는다. 심증은 있어도 물증은 없다. 소속사도 해당 가수나 배우의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최근 학폭 의혹에 휩싸인 한 아티스트 소속사 관계자는 "소속사에서도 그런 사실이 있으면 솔직히 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아티스트가 아니라고 하면 믿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학폭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소속사에서도 퇴출시키는게 요즘 분위기다. 이런 사례가 새롭게 문을 두드리는 연습생들에게 학습효과를 줄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미투나 빚투 처럼 왜곡된 경우도 나올 수 있다보니 엉뚱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조심스럽다"고 고민을 밝혔다.

미투-빚투-학폭 미투의 공통점이 있다. "TV에 나온 얼굴을 볼 때마다 그날의 고통이 기억난다"는 대목이다. 학폭이 사실이라면 자수하고 반성해야 한다. 남의 학창시절을 돌아보기 어려운 상처의 기억으로 가득하게 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조심스럽다. 만에 하나 사실이 아니라면? 사실이 아닌 의혹으로 인해 연예인 인생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면?

가해자로 지목된 자, 피해를 폭로한 자, 누구든 남의 눈에 눈물나게 하면 내 눈에 피눈물난다는 말, 기억하는게 좋겠다.

sj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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