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전역에서 쿠데타 규탄 총파업..시민들 '봄의 혁명' 시위

장은교 기자 2021. 2. 2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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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군부 쿠데타 발발 4주째인 22일 미얀마 전역에서 쿠데타를 규탄하는 총파업이 진행됐다. 전날 군부가 ‘인명 피해’를 경고했지만 시민들은 굴복하지 않고 거리로 나섰다. 미얀마 시민들은 이번 시위를 ‘봄의 혁명’이라고 불렀다.

방콕포스트는 22일 “군부가 시위대를 향해 총파업에 나서면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전국에서 시민들이 군부를 비판하는 총파업 시위에 동참했다”며 “이전보다 시위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수가 더 늘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언론 이라와디는 “이번 시위는 1988년 8월8일 미얀마 민주화시위와 비교해 2021년 2월22일 다섯 개의 ‘2’가 모이는 점에 착안해 ‘파이브 투(22222) 시위’라고 부른다”며 “필수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서로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각계각층의 시민 수백만명이 대규모 파업과 시위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위에는 쿠데타 이후 가장 많은 시민들이 참가했다. AP통신은 “미얀마 시민들이 이번 시위를 ‘봄의 혁명’으로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일 군부가 강제로 가져간 권력을 봄에 시민들이 민주적으로 가져오겠다는 뜻이다.

군부는 전날 국영방송 MRTV를 통해 “시위대가 폭동과 무정부상태를 선동했다”며 “특히 감정적인 청소년과 청년들을 부추기며 이들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길로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군부의 성명은 영어와 미얀마어 두 가지로 발표됐는데, 22일 총파업 때 시위대를 향해 다시 발포할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로 해석됐다.

지난 20일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과 제2의 도시 만달레이 등에서 시위 참가자 3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았고 그중 2명이 사망했다. 로이터통신은 “경찰은 구급차에도 총을 쏘았으며, 민가와 수도원에도 발포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몇 명이 더 죽어야 유엔이 나설 거냐”는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

국제사회의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이 이미 군부와 군 관련 기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고 미얀마의 유엔인권특별보고관 톰 앤드루스는 21일 트위터에 “군대가 평화로운 시위대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광기는 이제 끝나야 한다”며 “1988년과 달리 군부의 모든 행위는 다 기록되고 있다”고 썼다.

유럽연합(EU)은 22일 열리는 외무장관 회의에서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안을 결의할 예정이고, 영국도 외무장관이 군부의 퇴각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장관도 지난 19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들과 미얀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얀마 외무부는 22일 처음으로 성명을 내고 국제사회의 비판에 대해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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