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에 아들 죽었다".. 靑까지 380km 도보행진한 아버지

박원수 기자 2021. 2. 2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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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차 유행 당시 의료체계의 공백으로 숨진 경북 경산의 정유엽(당시 17세)군의 부친이 공공의료체계 강화 등을 요구하며 경산에서 청와대까지 도보행진에 나섰다.

22일 오전 경북 경산중앙병원 앞에서 고(故) 정유엽군 아버지 정성재씨(가운데)와 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 관계자 등 50여명이 공공의료 강화를 촉구하는 청와대 도보 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유엽군의 아버지 정성재(54)씨는 22일 오전 9시 경북 경산중앙병원에서 청와대까지 380㎞에 이르는 도보행진을 시작했다.

‘정유엽과 내딛는 공공의료 한걸음 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한 도보행진은 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 관계자 1명이 동참해 끝날 때까지 이 위원회 관계자들이 함께 한다. 청와대에는 행진 24일 차인 다음달 17일 도착할 예정이다.

도보행진 중 정씨는 ‘코로나 방역 과정에 발생한 의료공백 사태로 억울한 죽음이 재발하지 않도록 의료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공공의료를 확대해줄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또 청와대 도착 다음날에는 경산에서 정군 사망 1주기 추모제를 연다.

아버지 정씨는 청와대까지의 도보행진을 시작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들을 떠나 보내고 지난 1년 동안 코로나와 관련한 여러 토론회에 참석하고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보니 우리 사회의 의료공공성 부족이 낳은 의료공백 때문에 아들이 숨졌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부모로서 너무도 허무하고 어이없게 보낸 아들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지지만 다시는 억울한 희생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에 국민께 호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유엽군은 지난해 3월 40도가 넘는 고열로 선별진료소가 있는 경산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거부당해 이틀 만에 구급차 대신 아버지의 차를 타고 대구 영남대병원에 입원했으나 열이 난지 엿새만에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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