켜자마자 "헤드샷" 뒤에선 "호러블!"..VR의 시간은 광속같더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가상세계에 빠졌다."
헤드셋을 직접 써봤다. 5년 전 처음 '오큘러스 리프트'를 써봤을 때, 얼굴을 누르던 묵직한 무게에 비하면 현저하게 가볍게 느껴진다. 실제 무게는 503g이라고 한다. 특히 PC에 연결하지 않고도 무선으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퀘스트2와 컨트롤러 모두 무선이라 위치에 제약받지 않고 움직임에 불편함이 없다.
사용환경 설정도 누구라도 쉽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했다. 기기를 착용하고 컨트롤러로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설정하면 된다. 옵션에서 '패스스루' 기능을 켜니, 이용 도중 설정범위 밖으로 벗어나자마자 바로 모서리에 달린 카메라로 외부 상황을 보여줬다. 흑백이었지만 사람과 사물을 확인하는 정도라면 나쁘지 않은 수준. VR을 처음 경험하는 사람도 안심하며 플레이할 수 있겠다.
기기 구성과 기본 사용법 등을 숙지했으니 이제 실제 콘텐츠를 즐겨볼 차례. 먼저 'VR 배틀그라운드'라고도 불리는 슈팅게임 '파퓰레이션 원'을 해봤다. 곳곳에 펼쳐져 있는 무기들과 방어구, 생존용품을 활용해 상대방과의 전투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베틀로얄 게임이다.
특히 팀 대전에선 전세계 이용자들을 만나 간단한 대화를 하며 플레이할 수 있다. 아직까진 미국인 유저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첫 게임에서 만난 팀원은 애리조나에 있다던 앤디. 게임에 대단한 재능이 없는 기자로선 '오늘 처음 해보는 거라 잘 못한다'고 양해를 구했더니, 앤디는 몸소 점프하는 법, 나는 법 등을 보여줬다. 튜토리얼만 세번 돌리고 왔는데. 그래도 열심히 따라해줬다.
일단 2D 컴퓨터 화면으로 게임하는 것보다 총알이 날아오는 방향이나 소리, 적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가 훨씬 생생하게 느껴졌다. 팀원들 목소리나 주변 소리가 기기 스피커에서 바로 들리니 몰입감도 크다. 적을 사격할 때의 반동도 적절하게 느껴져서 쌓인 스트레스가 풀린다.
손을 움직여 벽을 타고, 양손을 벌려 낙하할 때 하늘을 날고, 몸을 움직이면서 총을 피하는 것도 신기한 경험이다. 총을 맞거나 위험 구역에 닿아 '데미지'를 입었을 때는 바나나를 직접 까서 입에 갖다대고 먹거나 음료수 캔을 따 벌컥벌컥 마시는 정밀한 동작까지 가능했다.
결국 끝까지 살아남지는 못했다. 하지만 몇 번 더 적응기간을 거치면 좀 더 수월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앤디와는 친구추가를 통해 다음에 다시 플레이하기로 했다. 고작 게임 몇 판 한것이 전부지만, 벌써 친해진 느낌.
VR 대중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이 같은 소셜(Social) 기능이 크게 확대될 것 같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대화하고, 몸짓을 따라하고, 같이 뛰어다니는 데도 큰 불편함이나 끊김없이 충분히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곧 VR헤드셋이 혼자 게임이나 운동을 즐기는 오락 도구를 넘어 가상세계에서 사람과 만나는 네트워크 수단이 되지 않을까.
페이스북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퀘스트2는 전세계에서 지금까지 100만대 이상 판매됐다. 최근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이 공식 출시한 지 3일 만에 초판 물량 1만대 가량이 매진되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직구로 3~4만대가 풀려있다는 후문이다.
직접 퀘스트2를 써보니 출시 직후부터 왜 그토록 인기가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쉽게 조작이 가능하고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도 많아 시간 가는줄 모르고 가상세계에 몰입할 수 있었다. TV처럼 각 가정에 VR 기기 한 대씩 장만하는 시대가 곧 올것같다. 그것도 머지 않은 시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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