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침체에도 자산시장 활황.."게임하듯 주식"

한보경 2021. 2. 2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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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미국은 유례없는 경기 침체를 겪고 있지만 주식과 부동산 등의 자산시장은 딴 세상처럼 활황세입니다.

초저금리에 경기부양책으로 풀린 막대한 규모의 돈이 자산시장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뉴욕 한보경 특파원이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건축회사에 다니는 20대 달맨씨, 4년 직장생활로 9만 달러, 우리 돈 1억원 가량을 모았는데, 현재 80%를 주식과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지원금 천 8백달러도 모두 주식을 사는데 썼습니다.

[놀랜 달맨/건축 디자이너 : “가치가 떨어질 수 있는 현금만 갖고 있는 건 말이 안 돼요. 사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주식 투자에 좀 더 적극적이 됐죠.”]

대학생 헤바군은 중고 운동화를 판 돈으로 주식을 샀습니다. 수수료 없는 앱으로 쉽게 사고 팔다보니 꼭 ‘게임’ 같습니다.

[대니 헤바/대학 2학년 : “너무 쉬워요. 무료로 앱을 다운받기만 하면 됩니다. 일단 주식 거래를 시작하면 게임과 비슷해져요.”]

이같은 투자열풍에 미국에선, 지난해에만 모두 천만 개의 증권 계좌가 개설됐고, 뉴욕증시 주요지수들은 지난해 봄 최저점 대비 모두 70% 가까이 뛰어올랐습니다.

[세스 수텔/AP 금융시장 에디터 : “주식 거래 비용이 적어지고 쉬워져서,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취미 정도로 생각합니다.”]

부동산 시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난 1년 동안 미국 집값도 크게 올랐는데, 이 집값 상승을 주도한 건 이 곳 뉴욕 같은 대도시가 아니라 밀집도가 덜한 대도시 외곽 지역들입니다.

우리하곤 좀 양상이 다릅니다.

맨해튼의 이 4층짜리 아파트는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1년에 두달 월세 무료를 내걸었습니다.

[마이클 채드윅/부동산중개업자 : “아주 짧은 시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떠나면서, (맨해튼의) 부동산 시장에 많은 빈 집이 생겨났죠.”]

현재 맨해튼의 공실률은 5% 가량으로 사상 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강 건너 뉴저지로 가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맨해튼에 살던 헤일리씨는 지난해 8월 넓지만 저렴한 집을 찾아 이사를 왔습니다.

금리가 낮아 부담도 덜했습니다.

[헤일리/뉴저지로 이사 : “원격으로 일할 수 있게 됐죠. (코로나19로) 이제 5일 내내 출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이런 수요 덕에 이 일대 집값은 지난해 13%가 올랐습니다.

[조나단 밀러/부동산 통계회사 : “뉴욕시 교외 집값 상승률은 기록적인 수준입니다. 수요를 충족할 재고량도 부족해요.”]

이렇게 대도시 외곽이 전체 집값을 끌어올리면서, 지난달 미국의 전체 기존 주택 중위가격은 1년 전보다 14% 넘게 상승했습니다.

1월 가격으론 사상 최고갑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한보경 기자 (bkh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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