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균 후손도 초대 받았는데 이순신家 빠져.. 숙종 회맹제 '미스터리'

나윤석 기자 2021. 2. 2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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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숙종 때 공신들의 충성 맹세 기록을 담은 '이십공신회맹축'을 보면 권율과 원균의 적장손들은 회맹제에 참석했으나 이순신 장손들은 초대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이순신·권율·원균은 임진왜란 때 세운 무공을 인정받아 1604년(선조 37년) 공신으로 책봉됐는데 '최고 영웅'으로 추앙받는 이순신이 빠진 것은 역사의 미스터리입니다."

그는 "이십공신회맹축엔 실제 방문자는 물론, 초대를 받았으나 병가나 상중(喪中) 등의 사유로 불참한 이들의 명단까지 기록돼 있다"며 "이순신 장손과 관련한 기록이 없다는 것은 왕실이 결정한 참석 대상에서 배제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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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화재청이 국보로 승격한 ‘이십공신회맹축’의 실물.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 국보 승격 ‘이십공신회맹축-보사공신녹훈후’ 내용 보니…

임금이 역대 공신과 지낸 제사

이순신 관련 기록 찾을수 없어

왕실서 결정때 아예 배제된 듯

“조선 숙종 때 공신들의 충성 맹세 기록을 담은 ‘이십공신회맹축’을 보면 권율과 원균의 적장손들은 회맹제에 참석했으나 이순신 장손들은 초대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이순신·권율·원균은 임진왜란 때 세운 무공을 인정받아 1604년(선조 37년) 공신으로 책봉됐는데 ‘최고 영웅’으로 추앙받는 이순신이 빠진 것은 역사의 미스터리입니다.”

지난 18일 경기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만난 박용만 한중연 장서각 왕실문헌연구실 수석연구원은 “숙종 역시 다른 역대 임금처럼 이순신을 전쟁 영웅으로 예우한 것을 고려하면 추가 연구를 통해 ‘누락’의 이유를 밝혀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십공신회맹축엔 실제 방문자는 물론, 초대를 받았으나 병가나 상중(喪中) 등의 사유로 불참한 이들의 명단까지 기록돼 있다”며 “이순신 장손과 관련한 기록이 없다는 것은 왕실이 결정한 참석 대상에서 배제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임진왜란 당시 권율은 전쟁 최고 사령관이었으며 원균은 이순신 장군과 비슷한 직급의 경상도 수사였다.

한중연은 이날 국보로 승격된 ‘이십공신회맹축-보사공신녹훈후’의 실물을 문화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길이 24m에 달하는 비단 두루마기인 이십공신회맹축은 1680년(숙종 6년) 8월 30일 열린 회맹제를 기념하기 위해 1694년 제작됐다. 1392년 개국공신부터 1680년 새로 책봉된 보사공신까지 총 20종의 공신과 그 후손 명단이 나열돼 있다.

회맹제는 임금이 역대 공신과 자손을 불러 함께 지내는 제사로 숙종 6년엔 초대받은 489명 중 412명이 참석했다. 박 연구원은 “공신으로 책봉되면 본인은 물론, 자손들까지 땅과 돈·노비 등 광범위한 혜택을 받았다”며 “요즘 말로 하면 ‘금수저’의 지위가 대대손손 세습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십공신회맹축의 사료적 의의에 대해선 “회맹축을 통해 새로운 공신 지위 부여(녹훈)와 박탈(삭훈)·회복(복훈) 등 역사적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며 “조선 후기 격동의 정치사가 응축된 기록 유산”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문헌상으로 존재가 확인된 회맹축은 1646년(인조 24년)과 1728년(영조 4년)에 제작된 것을 포함해 총 3건이다.

박 연구원은 “영조 때 제작된 이십일공신회맹축은 일제강점기 때 사라져 지금도 일본이 소장 중일 가능성이 있다”며 “행방을 파악해 환수받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한중연은 이십공신회맹축의 국보 승격을 기념해 9~10월쯤 장서각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특별전을 열 계획이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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