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돌보는 가장 다정한 습관이 글쓰기. 하루 10분씩 습관화되면 어렵지 않아"

김현주 2021. 2. 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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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분 초등 완성 메모글 쓰기'(넥스트북스·1만3950원) 펴낸 작가 이윤영(사진)씨는 이 책을 출간한 동기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작가는 그간 책과 영화, 방송 등 대중문화를 읽고, 그 이야기를 써왔으며, '메모학교'와 글쓰기 전문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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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0분 초등 완성 메모글 쓰기' 이윤영 작가
 
“스스로 돌볼 줄 알고,챙길 줄 아는 아이는 쉽게 무너지지 않거든요. 그리고 자신을 돌보는 가장 다정한 습관은 바로 글쓰기가 아닐까 해요.” 

최근 ‘10분 초등 완성 메모글 쓰기’(넥스트북스·1만3950원) 펴낸 작가 이윤영(사진)씨는 이 책을 출간한 동기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작가는 그간 책과 영화, 방송 등 대중문화를 읽고, 그 이야기를 써왔으며, ‘메모학교’와 글쓰기 전문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22일 “우리 아이들에게 대단한 유산, 어마어마한 무엇을 물려주는 것보다 자신을 돌보는 하루 딱 10분을 주자”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이 작가와의 일문일답.

―책 제목이 ‘10분 초등 완성 메모 글쓰기’입니다. 글쓰기 정말 10분이면 가능한가요? 

“네 가능합니다. 사실 우리 아이들에게 하루 10분 이상 글쓰기에 투자하길 요구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까 해요. 요즘 아이들 정말 해야 할 것이 많거든요. 거기에 글쓰기까지 더해진다면 아이들 부담이 정말 너무나 커지지 않을까 합니다. 글쓰기는 속성상 사실 ‘습관화’가 가장 중요하고 먼저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자꾸 말과 글로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한데, 이게 장기간의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해요. 그래서 저는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우선 날마다 자신의 생각을 10분씩만 꺼내놓는 과정을 통해 습관화되면 이후 말과 글로 생각을 아주 쉽게 표현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으니까요. 그럼 글쓰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글을 쓰기 위한 ‘10분 메모 글쓰기’를 강조하는데,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메모와 글을 쓰기 위한 메모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요? 

“우리가 알게 모르게 메모를 하긴 해요. 오늘 해야 할 일, 과제나 숙제, 마트에 갈 때 뭘 사야 할지 모두 메모의 일종이지요. 이런 일상의 메모도 삶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글쓰기에 매주 유용합니다. 무엇보다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시대니까요. 하지만 글은 엄밀히 그런 단순한 기록이나 일지쓰기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입니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자꾸 한줄이라도, 메모식으로 적어보자는 것이 10분 메모 글쓰기가 기존 메모와 다른 점입니다.”

―요즘 아이들 중에는 연필 잡는 것조차 싫어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워낙 다양한 매체를 일찍 접하기도 하고요. 쓰기가 어느새 학습의 일환이 된 듯 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우리 부모세대가 어렸을 때만 해도 쓰기는 공부나 학습에서 아주 중요한 행위였습니다. 하지만 현세대에는 쓰기뿐만 아니라 듣기와 보기를 통해서도 다양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시스템이 겸비되어 있습니다. 더 이상 오로지 쓰기를 통해 학습할 필요가 없게 된 셈이지요. 그러니 점점 쓰기는 귀찮은 행위가 되어가고 있어요. 하지만 결국 모든 학습이나 사고는 쓰기를 통해서 시작되고 마무리된다고 생각합니다. 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그것을 글로 표현되지 않으면 어떤 형태로도 발전할 수 없잖아요! 그런 원리와도 같습니다. 우선 아이들에게 쓰기가 얼마나 멋진 행위인지 알 수 있도록 한줄이라도 쓰면 무한히 칭찬해주세요. 칭찬의 기회가 많이 주어지면 아이들은 쓰는 행위가 주는 만족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이후 다양한 결과물, 예를 들면 10분 메모 글쓰기로 매일 도전해서 10개의 메모, 20개의 메모, 30개의 메모가 쌓였다면 그 내용에 상관없이 칭찬해주세요. 작은 물질적인 보상을 해주셔도 좋고요. 저의 메모학교에서는 치킨을 주문하라고 당부하기도 합니다. 어차피 가끔 시켜먹는 치킨, 이렇게 활용하는 것도 좋아요. 칭찬은 안 쓰던 아이들도 쓰게 합니다.” 
‘10분 초등 완성 메모 글쓰기’ 표지
 
―쓰는 행위를 싫어하는 원인 중 하나가 아무래도 영상매체, 특히 유튜브 탓이지 않을까 하는데요? 

“맞아요. 특히 작년과 올해까지 여전히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있는 시점에서 아이들의 유튜브와 각종 사화관계망서비스(SNS) 접촉도는 심각한 정도로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는 줄 알았는데 친구들과 채팅을 하거나 어느새 유튜브를 보는 아이들이 많아졌거든요. 저는 이런 매체에 접근하는 것을 근절시키거나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시대에는 어쩌면 가능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유튜브와 SNS와의 차단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아이들과 이것을 두고 실랑이를 벌일 수는 없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좋은 콘텐츠를 보고 감별할 수 있는 기준을 스스로 찾아가야 하고, 부모나 선생님, 주양육자님은 이를 도와줘야 한다고 봐요. 아이들이 영상이나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새로 알게 된 사실을 쓰게 하거나 영화평처럼 ‘별점’ 매기도록 해보세요. 그래서 도움이 될만한 콘텐츠인지 여러 각도에서 비평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 반드시 메모를 해야 하고요. 이렇게 하면 아이들은 메모를 통해 좋은 콘텐츠를 골라낼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게 됩니다.” 

―처음부터 메모가 습관화 되지 않고 쓰기를 싫어하는 고학년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학년 아이들은 아직 부모의 말이나 교사의 이야기를 잘 따르지만 고학년은 참 쉽지 않지요! 일단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기 전에 말로 하게 하고 그것을 녹음하는 방식을 취해보세요. 글쓰기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말로 자꾸 표현하게 되면 글쓰기는 정말 쉬워져요. 그리고 글쓰기를 마친 뒤에도 반드시 자신의 글을 소리내어서 읽고 발표하는 과정을 거치면 글이 훨씬 더 빨리 늘게 됩니다.”

―초등교육 과정에서 글쓰기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요? 

“얼마 전 30년차 초등 교사와 아이들의 글쓰기에 대해서 진지한 토론을 했는데요. 30년차 현직 교사의 입장에서 바라본 초등교과 및 학교생활에서 글쓰기의 비중은 70~80%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이는 부모세대가 학교를 다닐 때보다 훨씬 커진 것인데요. 말과 글로 타인과 소통을 어려워하는 초등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그러기에 초등교과와 학교생활에서 소통의 방법 중 하나인 글쓰기를 강조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봄이고 새학년을 맞이하는 학부모와 교사, 아이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요?

“사실 이 책을 쓸 때 고민이 참 많았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글쓰기 책이 많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나는 과연 이 책을 어떤 마음으로 써야 할지 갈등도 많았고요. 그러던 어느날 10대 청소년들의 도를 넘는 행위들이 뉴스에 연일 나오더라고요. 그 뉴스를 접하면서 한 아이의 엄마이자 20년차 작가의 입장에서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를 잘 돌보는 아이들로 자랐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고, ‘글쓰기가 자신을 돌보는 가장 다정한 습관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중·고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생각을 꾸준히 써보는 이는 잘 흔들리지 않습니다. 타인에게서 위로를 받고, 누군가의 챙김을 받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지요. 하지만 마지막까지 위로해주고, 챙겨주어야 할 이는 자기 자신입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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