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컷] 그들만의 리그 '클럽하우스'..소수를 위한 권력화된 SNS인가

전승엽 2021. 2.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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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클럽하우스'는 전세계 사람들과 음성으로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입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활발한 사용이 화제가 된 뒤 국내에서도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박태훈 왓챠 대표, 래퍼 사이먼 도미닉 등 유명인이 잇따라 가입하며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클럽하우스는 가입한다고 이용할 수 있는 SNS가 아닌데요. 가입자에게 초대권을 받거나 신청 대기 상태에서 수락받았을 때부터 활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중고거래 플랫폼에 클럽하우스 초대권을 판매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또한 클럽하우스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iOS에서만 이용 가능합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초대권이 있어도 입장 불가능한데요.

서찬석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선택받은 집단이란 느낌을 준 것이 (클럽하우스 인기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이 관계에 목말라있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갈망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마침 기존 SNS에 대한 식상함에 새로운 형식의 SNS인 클럽하우스 열풍이 뜨거워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며칠간 클럽하우스에서 활동한 한 이용자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같은 가치관 및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빠르게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뽑았습니다.

실제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만나 인사이트를 공유할 수 있는 방부터 좋아하는 공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방까지 종류가 다양했는데요.

그러나 수평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클럽하우스의 취지와 달리 일각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라며 거부감을 표하고 있습니다.

래퍼 딘딘은 "위아래가 있는 것처럼 나누는 것 자체가 같잖았다"며 "권력화된 소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사용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비판했고, 배우 김지훈도 "대세가 되는 그룹에 속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스스로의 존재가치가 떨어지게 되는 건 아닐까 불안해지는 심리를 노골적으로 노린 것 같아 다소 거부감이 든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남겼는데요.

클럽하우스는 대화방으로 들어가면 관리자(Moderator), 발언자(Speaker), 청중(Audience)으로 머물 수 있습니다.

피드에 추천된 방에 이용자는 청중으로 입장해 말하고 싶을 때 손을 들면 관리자의 허락 하에 발언자가 될 수 있는데요.

단, 관리자가 거부할 시 대화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클럽하우스의 이런 특성이 권력적인 소통 구조라는 지적을 받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오직 음성을 기반으로 한 클럽하우스는 다른 SNS와 다르게 쪽지, 채팅, 댓글 등 텍스트 기반의 소통은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녹음도 금지돼 있는데요. 이로 인해 듣거나 말하는 게 불편한 사람은 이용이 쉽지 않습니다.

지난 대화를 다시 듣는 게 불가능하고 소리를 즉각적으로 텍스트화 시키는 기능도 마련돼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각적인 콘텐츠 중심인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글로 설명할 수 있는 대체 텍스트 기능을 이용해 시각 장애인의 편의를 높이고, 유튜브는 자막으로 청각 장애인의 불편함을 줄인 바 있습니다.

클럽하우스는 또 어떤 기록도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제기되는데요.

메시지를 암호화하는 SNS인 텔레그램이 'N번방 범죄'에 이용된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클럽하우스에서 나눈 대화는 암호화를 넘어 아예 사라지기 때문에 증거로 이용되기도 어렵습니다.

클럽하우스 측에선 이런 문제를 실명성 확보와 신고 제도를 통해 보완하고 있으나 소규모 스타트업으로 대응 인력 자체가 부족할 뿐더러 실시간으로 모든 대화를 들을 수 없고, 들어서도 안 되기 때문에 마땅한 예방책은 없는 상황입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음성으로 소통하고 비밀이 보장된다는 게 큰 장점이지만 혐오 발언이나 명예훼손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 요소도 가지고 있다"며 "출시한 지 얼마 안 돼서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게 당연하나 부정적인 대화를 생산하는 앱으로 전락하기 전에 보완하는 작업이 빠르게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SNS 시장에 신선한 바람 불어온 클럽하우스.

'인싸'만 참여할 수 있는 SNS가 아니라 누구든 자신의 생각을 펼치며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공론의 장으로 진화한다면 한층 소셜미디어의 취지에 부합하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전승엽 기자 문예준 조현수 인턴기자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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