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일상과 행복 품은 빨간 벽돌집
나와 도시의 특성이 담긴 공간을 찾아 헤매다 한 건물을 선택했다. 서울 오래된 주택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으나 조금은 특별한 빨간 벽돌집.
Family 조세연, 김승연, 반려견 고래
Job 건축가(NOMAL 소장), 패션디자이너
House 지하를 가진 30년 넘은 2층 주택
Process 공사 기간 약 3개월. 내외부 부분 공사
삶을 풍요롭게 하는
적당한 불편함(?)이
있는 집
비슷한 모습의 집들이 나란히 놓인 주택가. NOMAL 조세연 소장이 그중 한 집을 고치고 아내와 함께 이곳 주민이 된 지도 어느덧 2년이 넘었다.
“긴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마주한 서울은 특유의 매력이 있는 도시였어요. 문득 어딜 가든 똑같은 아파트 평면이 아닌 서울만의 특성을 잘 느낄 수 있는 환경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죠.”
Office
책장 : muji | 조명 : Artemide / Louis Poulsen
테이블 : HAY CPH 30 | 의자 : Wilde + Spieth / Vitra
꽃병 : Ittala Ruutu vase | 책상·의자 : Vitra
주방 가구 : 제작 | 선반 : ikea
강남권과 강북권을 모두 쉽게 갈 수 있는 지역 중 공원이 근처에 있는 동네를 찾다 이곳에 발길이 닿았다. 그리고 마주하게 된, 골목 초입에 위치한 30년 차 빨간 벽돌집. 하는 일이 건축인만큼 신축도 고민해 보았지만, 결국 리모델링을 택하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바로 ‘예산’과 ‘법규’ 때문이었다.
“물론 리모델링을 한다고 신축보다 비용이 극적으로 낮아지지는 않아요. 어느 정도 범위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인 부분만 하더라도 신축의 60~70% 예산이 들어가니까요. 그리고 현재 법에 따라 새로 집을 짓게 되면 주차장과 이격거리 등의 이유로 기존 집보다 면적이 더 작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었죠.”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광진구
대지면적 ≫ 83.4m2(25.22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 48.78m2(14.75평)|연면적 ≫ 139.59m2(42.22평)
건폐율 ≫ 58.49%|용적률 ≫ 105.83%
최고높이 ≫ 7.3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연와조
단열재 ≫ 열반사단열재 추가
외부마감재 ≫ 벽돌, 기와, 석재
내부마감재 ≫ 벽 – LG하우시스 벽지, 벤자민무어 페인트 + 오크무늬목 / 바닥 – D & Maison 강마루, 벤자민 무어 페인트 셀프레벨링
창호재 ≫ 아키페이스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에너지원 ≫ 가스보일러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수입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 HU|주방 가구 ≫ 제작
계단재·난간 ≫ 평철 난간
구조설계 ≫ 서울구조
시공 ≫ 파크인테리어
설계 ≫ NOMAL 02-6409-6625 www.no-mal.com
Living room
침대 : Wieeinkino | 조명 : Jielde / muuto
TV : 삼성 Serif TV | 데이베드·의자·사이드테이블 : Vitra
책장 : 가라지가게 | 소반 : 반김 크래프트 양병용 작가
그렇게 무더운 여름 시작된 공사. 일단 한 층은 임대, 그리고 나머지 각각 10평 정도 되는 두 개의 층을 주거공간과 업무공간으로 나눠 배치하고, 설계 상담 중 건축주에게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아까운 몇 가지 요소는 이 집에 맞춰 내부 곳곳에 직접 적용해보기로 했다. 그 첫 번째는 명사로서의 공간 구성이 아닌 동사로서의 공간 구성.
“실제 좁은 집 설계 시 제가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기도 한데, 공간을 구획할 때 거실, 침실 등 명사로 구분 짓지 않고 읽다, 먹다, 자다 등의 동사로 다이어그램을 만들어 구획하는 것이죠. 이렇게 사용 용도에 맞춰 설계해 두니 크지 않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두 번째는 재료. 한 예로 일반적으로 상업 공간에서만 쓰이는 셀프레벨링을 2층 바닥에 적용하고 그 톤에 맞춰 벽과 천장, 기둥 등을 마감해 공간이 조금 더 넓어 보일 수 있게 했다.
아파트에 살 때보다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이해할 만큼 부부의 일상은 더욱 풍요로워졌다. 건축가의 감성을 듬뿍 담아낸 이곳. 이제 그에게 만큼은 더이상 흔한 빨간 벽돌집이 아닌 삶의 일부로 다가온다.
PROCESS
D-78|7월 4일 공사 시작
철거 공사를 시작했다. 먼저 불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철거하고 더욱 넓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실내 벽면 일부도 철거하였다. 빈 도화지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D-72|7월 10일
구조 보강을 하였다. 오래된 집인만큼 구조에 잔꾀를 부리지 않기로 했다.
D-36|7월 20일 - 8월 15일
극도의 폭염으로 공사가 너무 힘들어져서 더위가 지나가면 공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D-35|8월 16일
창호를 달아주고 단열을 추가했으며 바닥 열선도 모두 새로 교체해 주었다. 모든 설비와 전기를 새로 바꿨다.
D-31|8월 20일
마감재가 붙기 시작했으며 바닥 공사를 마무리했다.
D-01|9월 20일
최종적으로 주방 가구와 이동식 가구와 맞추어 보며 준공청소를 마쳤다.
“건물 매매 전, 이것만큼은 꼭 체크하세요”
오래된 집은 건축법규를 무시하고 지어진 곳이 많습니다. 만약 이런 건물을 용도 변경한다면 허가를 받기 위해 잘못된 부분들은 모두 철거해야 합니다. 대지 경계선을 넘어가지는 않았는지, 불법 증축된 부분은 없는지 등을 꼭 체크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마감재는 나중에라도 바꿀 수 있지만, 구조와 전기, 설비는 추후 교체하려면 어려움이 따릅니다. 많이 간과하는 부분이 의외로 구조인데, 직접 디자인해 시공업체와 진행한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 대충 감으로 구조 보강을 한다는 것입니다. 구조는 안전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 문제이니만큼 전문가를 통해 구조를 정확히 계산해야 합니다.
취재_ 김연정 | 사진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1년 2월호 / Vol.264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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