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리빌딩' 흥국생명, 연승으로 쌍둥이 흔적 지울까
[스포츠경향]
흥국생명이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 주장 김연경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선수들은 ‘쌍둥이 없는 흥국생명’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흥국생명이 V리그 마지막 6라운드에서 어떤 팀으로 변모할 것인지 주목된다.
흥국생명은 지난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홈 KGC인삼공사전에서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거두고 5라운드 전패를 면했다.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 악재 등으로 5라운드 4연패에 빠져있던 흥국생명은 이날 쌍둥이 자매의 이탈 이후 첫 승리를 거뒀다.
흥국생명은 지난 15일 이재영·다영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린 후 계양체육관과 구단 웹사이트에서 두 자매 흔적 없애기에 나섰다. 체육관에 걸려있던 자매의 사진과 응원 현수막을 철거했고 웹사이트 첫 화면에 있던 두 자매의 이미지도 없앴다. 하지만 경기 내용에선 이들 자매의 반자리를 지우지 못했다. 속수무책으로 패배하는 경기가 많아진다면 쌍둥이 자매의 존재감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흥국생명은 결국 자매의 공백을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6일 IBK기업은행전에서 1득점에 그쳤던 브루나가 19일에는 팀 내 최다인 30득점을 기록했고 김연경도 24득점을 거들었다. 브루나의 경기 감각이 드라마틱하게 살아났고, 김연경의 공격성공률이 거의 2개월 만에 50%대로 올라섰다는 게 흥국생명으로선 고무적이었다. 김연경은 “주전 2명이 빠진 빈자리를 이렇게 빨리 메우고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올 시즌 가장 감동적인 승리였다”고 말했다.
선두를 지키고 있는 흥국생명은 오는 24일 IBK기업은행전을 시작으로 6라운드에 돌입한다. 28일에는 2위 GS칼텍스와 일전을 벌인다. 1위 팀과 2위 팀의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인 만큼, 미리 보는 봄 배구나 다름없는 경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흥국생명이 새로운 멤버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아직 ‘리빌딩’ 중이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브루나가 지난 경기와 같은 활약을 펼치면서 김연경과 함께 ‘쌍포’ 역할을 해줘야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연승에 성공한다면 자신감을 좀 더 끌어올려 GS칼텍스전에 나설 수 있다.
지난 20일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GS칼텍스는 역전 우승하겠다는 포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아직 정규시즌 우승 희망이 있다. 베스트 전력으로 매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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