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포드, 보행로봇·로봇개 개발 바람.. '라스트 마일'이 뭐길래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은 최근 다리와 바퀴로 움직이는 소형 로봇 ‘타이거(TIGER)’를 공개했다. 길이 80㎝, 폭 40㎝, 무게 12㎏의 로봇 타이거는 평탄한 도로에선 사륜구동 차량으로 달리고, 계단을 오르거나 험난한 지형도 지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머지않은 미래에 타이거와 같은 로봇이 택배 기사를 대체해 소비자에게 물건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외 물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소비자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마지막 구간, 이른바 '라스트 마일(Last Mile)' 시장을 잡기 위한 모빌리티 업체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라스트 마일 배송은 서비스 산업의 영역이었지만, 최근 사물인터넷(IoT)과 자율주행, 첨단 로봇 기술이 접목되면서 혁신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자율주행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배송) 시장은 2021년 119억달러(약 13조원)에서 2030년 847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4대 미래사업 전략을 발표하면서 "전기차 기반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개발해 카셰어링,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등 다양한 모빌리티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라스트 마일 서비스를 보편화하기 위해 자율주행 기술과 로보틱스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물류비용 중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50~60% 정도"라며 "지금은 대부분 인력이 담당하지만, 자율주행 로봇이 투입되면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미국 로봇 개발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드는 인공지능 로봇개 '스팟(Spot)'은 앞으로 이 서비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팟은 로봇팔을 장착해 물건을 집어들거나 문을 여닫고 원격 제어, 자율 충전도 가능하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물류 브랜드 ‘부릉(VROONG)’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에 225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차는 자율주행·커넥티드카 기술을 메쉬코리아의 물류 알고리즘 기술과 인프라에 접목해 무인 배달차량 등 미래 혁신 기술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라스트 마일 이동수단에 탑재되는 배터리 공유 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국 스타트업 임모터에도 투자했다. 임모터의 핵심 기술은 배달 기사의 이동 경로, 배터리 상태, 충전소 현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있다.
미국의 포드 역시 아파트와 같은 건물 계단을 오르내리기 쉬운 로봇 개발에 나섰다. 포드는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독립한 스타트업 어질리티로보틱스(Agility Robotics)와 파트너십을 맺고 최근 2족 보행 배달 전문 로봇 ‘디짓(Digit)’ 2대를 구매했다. 포드는 자율주행 밴이 목적지에 도착하면 트렁크에서 내린 디짓이 택배를 문 앞에 전달해 초인종까지 누르는 기술을 구상하고 있다.
포드는 로봇이 자율주행차와 결합하면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시장에서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량은 데이터와 전력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자원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로봇은 차량 내에서 재충전하고 부피가 큰 배터리를 저장할 수도 있다. 또 차량에는 카메라나 라이다 등 센서가 부착돼 있어 로봇을 목적지까지 안내하는 상세한 지도를 만들 수 있다.
독일 자동차 부품 회사 콘티넨탈도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로봇개 컨셉트를 공개했다. 로봇개 '애니말(Anymal)'은 자율주행 셔틀 ‘큐브’에서 내려 물건을 싣고 계단을 오르거나 건물로 들어가 물건을 전달한다. 애니말은 취리히연방공과대 연구소에서 독립한 스타트업 애니로보틱스가 만든 로봇 제품이다.
다만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시장에 실제 투입될 모빌리티 로봇의 상용화가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혼다는 지난 2000년, 세계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아시모’를 공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3년 전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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