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시즌 보낸 BNK, 승률 16.7%·시즌 5승·9연패 2회·최다 실점·역대 최소 득점

민준구 2021. 2. 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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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BNK가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부산 BNK는 21일 부산 스포원파크 BNK 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과의 6라운드 경기에서 29-55로 패했다. 이로써 이번 시즌에만 두 번의 9연패를 당하는 등 꼴찌 수모를 겪으며 시즌을 종료했다.

BNK가 우리은행 전에서 기록한 29점은 WKBL 출범 이래 역대 최소 득점이다. 수십년간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은 불명예 기록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29점은 한 팀이 좋은 공격력을 보여줬을 때 단일쿼터에도 올릴 수 있는 점수다. 그러나 BNK는 4쿼터 내내 간신히 29점을 넣을 수 있었다.

BNK는 이번 시즌 말 그대로 ‘동네북’이었다. 상대 팀들은 BNK를 분위기 전환을 위한 희생양으로 삼았다. 그만큼 BNK는 모두에게 만만한 팀이었다.

이번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다수의 구단 관계자들은 핸드체킹 룰이 강화된 올 시즌, 저돌적인 BNK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혜지, 이소희, 구슬, 진안 등 젊고 능력 있는 선수들이 즐비한 만큼 그들의 평가에 어느 정도 일리는 있었다.

시즌 초반까지는 괜찮았다. 10월 한 달간 KB스타즈, 우리은행 등 우승후보로 꼽힌 팀들을 잡아내며 5할 승률을 유지했다. 그러나 휴식기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11월부터 12월 말까지 내리 패하며 9연패 수모를 겪었다. 크리스마스 매치에서 하나원큐를 꺾고 벼랑 끝에서 겨우 살아났으나 다시 4연패, 우리은행을 잡고 상승세를 탈 줄 알았으나 또 9연패를 당하며 추락했다.

4개월 동안 BNK가 얻은 승리는 단 2회, 패배는 무려 22회다. 그들이 추락한 이유는 분명했고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했던 우리은행과의 최종전에서 치욕적인 패배를 당하며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BNK는 결국 5승 25패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승률 16.7%. 단일시즌 기준으로 최저 승률 3위다. 1위는 WKBL 역대 최다 22연패를 기록한 2017-2018시즌의 KDB생명으로 4승 31패, 11.4%의 승률을 기록했다. KDB생명은 현재 BNK 선수들이 뛰었던 곳이기도 하다.

BNK는 이번 시즌 6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실점을 허용한 팀이기도 하다. 경기당 74.5점을 내주면서 자신들은 66.8점을 얻는데 그쳤다. 이 역시 6개 구단 중 최소 득점 기록이다.

가장 쉽게 득점을 챙길 수 있는 자유투 부문에선 65.2%로 형편없었다. 6개 구단 중 자유투 성공률 70%를 넘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20경기 이상 출전한 주축 선수 중 자유투 성공률이 60%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들이 무려 3명이다.

그나마 김진영(53.6%), 김희진(57.1%)은 50%를 넘었지만 안혜지는 43.8%로 자유투 능력이 떨어져 ‘핵-어-샤크(Hack-A-Shaq)’ 작전까지 당해야 했던 샤킬 오닐의 평균 성공률 52.7%보다 한참 낮다. 팀의 핵심 선수로서 다소 아쉬운 기록이다.

BNK는 분명 플레이오프 경쟁력이 있는 팀이었다. 이렇게 무너질 팀이 아니라는 걸 10월에는 증명했다. 이소희와 진안은 분명 전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흔들리고 있던 배에서 유일하게 두 다리를 붙인 채 버티고 있던 선수들이었다.

유영주 감독 역시 “비바람을 맞은 시즌, 비록 최하위로 마무리했지만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다독였다.

다만 대책 없이 마냥 밝은 미래를 꿈꾸는 건 위험한 일이다. 시즌 내내 리더 부재 문제를 겪은 만큼 베테랑 영입이 필요하며 핵심 선수들의 성장, 그리고 코칭스태프의 선수단 장악 등 수십가지 대책이 필요하다. 물론 단 한 가지라도 해결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끔찍했던 시즌을 마무리한 BNK. 유영주 감독은 한동안 자라지 않다가 갑자기 성장하는 모소대나무를 언급하며 BNK의 발전을 기대했다. 그러나 BNK가 모소대나무일지는 확실하지 않다. 또 마냥 성장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과연 시간이 BNK의 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쉽게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부분이다.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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