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은 안 하지만..일자리만 있음 갈게요!" 국민 217만명

김혜지 기자 2021. 2. 2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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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고용참사에..1월 자발적 구직자 53만명 '급증'
국민 체감실업 훨씬 심해졌다..체감실업률 4.7%p 올라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달 역대 최악을 기록한 고용 지표는 실업자뿐만이 아니었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지만 일할 능력이 충분하고, 만약 일이 주어진다면 출근을 택했을 인구가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래 최악의 취업난이 장기화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취업 활동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국민이 크게 불어난 상황으로 풀이된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조지표 작성을 위해 집계한 잠재 구직자 수는 216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3만4000명(32.7%) 급증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2015년 1월 이래 최대다. 증가 폭도 가장 크다.

잠재 구직자란 지난주에는 일을 원했고, 일이 주어지면 출근을 할 수 있었지만 지난 4주 동안은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가리킨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실업자 통계에선 제외된다.

예컨대 일자리만 있으면 바로 일을 시작하고 싶고 몸이 크게 아프지도 않아 일할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근로조건에 맞는 일거리가 없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아직 응시원서를 내지 않은 미취업 시험 준비생도 포함된다.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취업준비생. (자료사진) 2020.11.10/뉴스1

이러한 잠재구직자 급증은 코로나19 확산 장기화와 인구증가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2년차로 접어든 코로나 유행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2월 이후 대다수 기업은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무기한 연기했다. 취업을 준비하던 많은 이들은 자신의 취업 의사와 관계 없이 구직 활동을 손에서 놓거나 미뤄야 했다.

이에 잠재구직자 수는 2019년 중후반만 해도 150만~160만명대였으나 코로나 고용 충격이 본격화한 지난해 3월부터 180만명대로 올라섰다. 이후 3차 확산기인 12월 199만명을 넘더니 이번에는 2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와중에 우리 사회의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지난달 전년동월대비 4.7%포인트 급상승해 역대 최고인 16.8%를 찍었다. 종전 최고치인 2020년 4월(14.9%)을 1.9%포인트 큰 폭으로 상회했다.

정식 통계 기준에 들어맞는 실업만 아니라 '취준'(취업준비) 포기,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 전환 등 실제 피부로 와닿는 실업까지 크게 악화한 것이다.

현장에서 겪는 고용한파는 정식 지표가 보여주는 상황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뜻이 된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확산 전에도 비슷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공식 실업률보다 체감 실업률의 오름 폭이 훨씬 크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157만명이었고 실업률은 1년 전보다 1.6%포인트 상승한 5.7%를 기록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통계청은 정식 통계로 잡히는 실업자만으로 국민들이 직접 느끼는 실질적 체감 실업을 알 수 없다는 지적에 따라 2015년부터 고용보조지표를 작성해 발표하고 있다.

고용보조지표는 기본적으로 '일하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노동력', 즉 우리 사회가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음에도 일자리 부족 또는 기타 사유로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는 노동력을 나타낸다.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지는 않으나 실상을 따져보면 실업으로 볼 여지가 다소 간에 존재한다.

예를 들어 취업자 중 너무 적은 시간만을 일해 추가 취업을 필요로 하는 사람(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구직 활동은 했지만 모종의 사유로 정작 취업은 할 수 없었던 사람(잠재 취업 가능자) 등이 있다.

잠재구직자도 고용보조지표에 해당한다. 최소 한 달은 구직활동을 안 했는데 취업 의사도 능력도 있으므로 우리 주변에서는 사실상 실업자로 볼 수 있다.

잠재구직자는 잠재취업가능자와 합쳐서 '잠재 경제활동 인구'라고 부른다. 이 잠재경제활동인구도 지난달 222만2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고용보조지표3은 잠재 경제활동인구에 초단시간 취업자 중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를 더하고, 여기에 실업자를 합쳐서 확장 경제활동인구(경제활동인구 + 잠재 경제활동인구)로 나눠 구한다. 고용보조지표3은 통계청이 발표하는 지표 가운데 가장 포괄적인 체감실업 지수로 평가된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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