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롤모델은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안나 카레니나의 매력을 한마디로 말해봐'라고 누군가 물어봐준다면 좋겠다. ‘너무 많이 느끼는 여자야’라고 말하고 싶기 때문에.”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괴테가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하는 로테 등 세계문학 작품 속 여성 인물 29명을 분석한 소설가 한은형 에세이 ‘당신은 빙하 같지만 그래서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이봄) 는 출간 2주 만에 중쇄를 준비중이다. 주 독자층은 30~40대 여성.
영화평론가 최은씨가 ‘오만과 편견’ 등 제인 오스틴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 26편을 읽어낸 책 ‘제인 오스틴 무비 클럽’(북인더갭)도 여성 독자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안병률 북인더갭 대표는 “제인 오스틴 작품 대부분이 여성에게 불리한 제도 속에서 ‘자존심’을 버리지 않은 여성이 결혼을 통한 해피엔딩을 일궈내는 이야기라 여성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고 했다.
문학 속 여성 캐릭터와 여성 문필가들을 주제로 한 책이 서점가에 쏟아지고 있다. 장영은 성균관대 비교문화연계전공 초빙교수가 에밀리 브론테, 버지니아 울프 등 글쓰기로 삶의 한계를 극복한 여성 25명에 대해 쓴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민음사)는 작년 3월 출간 이후 8000부를 찍었다. 같은 출판사서 나온 ‘여주인공이 되는 법’도 독서광들이 열렬히 지지하는 책. 미국 작가 서맨사 엘리스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문학 작품 속 여성 11명이 인생에 끼친 영향에 대해 적었다.
이러한 책들의 유행은 문학에서 롤모델을 찾고 싶어 하는 여성 독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것. 페미니즘의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면서 양상도 좀 달라졌다. 고미영 이봄 대표는 “한때는 고전 속 여성 인물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해석하는 책들이 유행했지만 지금은 여권(女權)이 지금보다 더 형편없었던 과거 사회에서 꿋꿋이 제 몫을 해낸 여성들을 시대적 맥락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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