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명암] '5승 25패 + 역대 최소 득점' BNK 유영주 감독 "내 책임이다"

현승섭 2021. 2. 2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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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부산/현승섭 객원기자]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유영주 감독은 ‘내 책임’이라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부산 BNK 21일 부산 스포원파크 BNK 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아산 우리은행에 29-55로 패배했다. 시즌 두 번째 9연패에 빠진 BNK는 5승 25패로 아쉬움만 남긴 채 정규리그를 마쳤다.

열정만 있었을 뿐, 냉정과 세밀함을 완전히 잊어버린 BNK였다. 경기 시작 후 우리은행에 14점을 연속으로 내준 BNK는 1쿼터 2분 5초에 진안의 자유투로 겨우 득점을 맛봤다. 진안을 활용하려던 패스는 번번이 우리은행 선수들 손에 걸렸다. 전반에 공격리바운드를 8개나 잡았지만, 리바운드 이후 득점은 단 4득점에 불과했다. 빈약한 공격력을 개선하지 못한 BNK는 이번 시즌 전반 최소 득점(13득점)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후반에도 나아질 기색이 없었다. BNK는 3점슛 8개를 모조리 놓치는 등 후반에 단 16점만 득점했다. BNK는 신한은행이 갖고 있던 역대 한 경기 최소 득점(34득점) 기록을 무려 5점이나 줄이는 불명예를 얻었다. 양 팀 합산 84득점도 역대 최소 득점과 타이다. 결국, BNK는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의 제물이 되며 2020-2021시즌을 마쳤다.

경기 종료 후, 유영주 감독은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유 감독은 “초반에 골밑슛을 시도하자고 했는데, 외곽슛이 안 들어가니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선수들은 코트에서 열심히 뛰어야 하고, 결과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 팬들에게 죄송할 뿐이다”라며 경기를 되돌아봤다.

경기 전 유영주 감독은 우리은행의 우승 제물이 될 수 없다며 필승을 다짐했지만, 경기는 그가 바란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유 감독은 “슛이 이렇게 안 들어가니 이길 수가 없다. 홈 경기라 마무리는 잘하고 싶었고, 남의 잔치에 들러리가 되긴 싫었다. 그런 부담감 때문에 가랑비에 옷이 젖듯 자신감이 줄어들었다. 경기력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라며 자책했다.

BNK는 다미리스 단타스의 빈자리를 시즌 내내 채우지 못했다. 유 감독은 “외국 선수가 있으면 주인공이 되려고 하는 선수가 없었다. 그랬던 선수들이 이제는 처음으로 경기를 이끌어보았다. 특히 진안, 안혜지의 비중이 커졌는데, 그 선수들이 질 때마다 자기 때문에 졌다고 느꼈다. 그때마다 ‘너희들이 이런 역할을 맡은 건 처음이다. 너희들이 성장했다는 증거다’라며 격려했지만 부족했다”라고 말했다.

메마른 땅에도 열매가 있기 마련이다. 유 감독은 이번 시즌을 치른 선수들의 성장세를 설명했다. 더불어 선수들이 보완해야 할 점도 밝혔다.

“진안이 4번에서 많은 역할을 담당했다. 초반에는 너무 힘들어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진안이 해결해줘야 했다. 아직 서툴고, 감정 조절을 잘하지 못하지만, 여러 면에서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중 체력 안배, 감정 조절만 하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소희는 팀 플레이어로서 우리가 하는 농구를 잘 이해한다. 그러나 아직 체력 안배가 부족하다. 마라토너 같은 체력을 갖고 있지만, 쉬는 시간 없이 뛰기만 한다. 체력 안배를 배워야 한다. 본인이 깨달아야 한다.

안혜지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항상 느끼고 있다. 특히 슛이 불안하다고 느껴서 많이 연습했다. 지난 시즌에는 단타스가 있어서 좋은 기회가 많아 슛이 잘 들어갔다. 반면, 진안의 패스는 단타스의 패스에 못 미친다. 그래서 슛이 잘 안 들어갔고, 안혜지가 스스로 그만두고 싶다고 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힘겨워했다.

그래도 안혜지는 결국 견뎠다. 외국 선수가 없는 가운데 경기 운영 능력이 늘었다. 어시스트 능력은 타고난 선수다. 다른 선수들이 마무리하지 못했을 뿐이지 좋은 패스를 많이 뿌렸다. 안혜지는 성장하고 있다. 슛을 장착하면 더 많은 어시스트를 쌓을 수 있다. 다만 부담감을 덜면 좋겠다.”

끝으로 유 감독은 “선수들도 그렇고 나도 부족함을 느낀 시즌이었다. 비바람을 맞은 시즌이었다. 우리가 비록 지금은 최하위지만, 우리는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철저하게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영남권 최초 WKBL 구단', 'WKBL 최초 감독(유영주)-코치진(변연하, 양지희, 최윤아)이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구단'.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부푼 꿈을 안고 출발했던 BNK는 두 번째 시즌에 크게 고꾸라지고 말았다.

#사진=WKBL 제공

점프볼 / 현승섭 기자 julianmint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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