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해리 왕손 부부 독립선언 13개월... 왕실과 완전히 갈라섰다

왕실에 모든 명예 직책 반납하고 후원도 받지 않게 돼

해리 왕자 부부.

영국의 해리 왕손과 부인 메건 마클 왕손 부인이 왕실과 완전히 결별한다. 해리 왕손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손자이자, 왕위 계승 서열 1위 찰스 왕세자의 둘째 아들이다.

버킹엄궁은 19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해리 왕손 부부가 여왕에게 왕실 구성원으로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알렸다”며 “(해리 왕손 부부가) 왕실 가족으로서 임무에서 물러나면 공적인 책임과 의무를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을 여왕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영국 언론들은 해리 왕손 부부가 왕실과 결별하는 공식적이고 최종적인 결정이 내려졌으며, 이 결정은 여왕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해리 왕손은 명예 해병대 지휘관 등 왕실 일원으로서 갖고 있는 명예 직책을 모두 반납하게 된다. 왕실의 금전적 후원도 완전히 끊기게 된다.

해리 왕손 부부는 작년 1월 왕실에서 독립하겠다고 선언했다. 작년 3월 9일 ‘영국 연방의 날’ 기념식을 마지막으로 왕실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2019년부터 해리 왕손 부부는 미국 LA에 거주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미국에서 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해리 왕손 부부가 왕실을 떠난 이유는 언론의 과도한 관심과 형 윌리엄 왕세손 부부와의 갈등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해리 왕손은 2018년 마클 왕손 부인과 결혼했다. 할리우드 영화배우였던 마클 왕손 부인은 혼혈 미국인이며 한 차례 이혼한 경험이 있다. 영국 왕실의 구성원으로서는 파격적인 인물이라 언론이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도했으며, 해리 왕손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마클 왕손 부인의 거침없는 미국식 언행이 전통적인 왕실 규범과 마찰을 일으켰고, 이 때문에 형 윌리엄 왕세손 부부와 심각한 불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왕실과 결별한 해리 왕손 부부는 재정적으로도 독립해야 한다. 이번에 끊기게 된 왕실의 후원금이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왕실 지원이 없어도 여유 있는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해리 왕손은 어머니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빈과 증조할머니 등의 재산 3000만파운드(약 465억원)를 이미 상속했다. 마클 왕손 부인도 400만파운드(약 62억원)의 개인 재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해리 왕손 부부가 2019년 구입한 LA 저택은 1470만달러(약 162억원)에 달한다.

해리 왕손 부부의 지명도가 높아 왕실을 벗어나 독립적인 수익 활동을 하면 더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리 왕손은 작년 2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투자은행 JP모건이 주최한 행사에서 연설을 한 대가로 100만달러(약 11억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왕손 부부는 지난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드라마·영화 등으로 만들기로 하고 넷플릭스와 계약했었는데, 흥행에 성공할 경우 큰돈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 왕세손은 동생 부부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타임스는 “윌리엄 왕세손이 해리 왕손이 왕실을 떠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정말 슬프고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윌리엄 왕세손의 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윌리엄 왕세손이 해리 왕손과 마클 왕손 부인이 여왕에 대해 모욕적이고 무례하게 대했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