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위기 딛고..'우승 DNA' 입증했다
[경향신문]
선수단 개편 뒤 젊은 선수들 성장
베테랑들의 잇단 부상 공백 메워
BNK와의 최종전 55 대 29 대승
‘우승 후보 1순위’ KB를 따돌려
우승을 확정지으려는 아산 우리은행과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절대 우스운 꼴을 당하지 않으려는 부산 BNK 썸의 대결. 무거운 분위기로 경기는 시작됐다. 하지만 결국 경험에서 앞선 우리은행이 BNK보다 강했다. 우리은행이 BNK를 상대로 ‘우승 DNA’가 무엇인지 확실히 입증하며 통산 13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우리은행은 21일 부산 금정 BNK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BNK와의 경기에서 55-29 대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정규리그를 22승8패로 마친 우리은행은 오는 24일 열리는 청주 KB-용인 삼성생명전 결과에 상관없이 통산 13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KB가 삼성생명을 잡으면 우리은행과 22승8패로 같지만, 시즌 상대전적에서 우리은행이 4승2패로 앞서 우승을 차지한다.
오랜 기간 우승권에 있던 우리은행이지만, 선수단 개편으로 박지현과 김소니아 같은 젊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올라오면서 아이러니하게 우리은행에는 ‘경험 부족’이라는 말이 따라붙은 시즌이었다. 실제로 이날 우리은행 선수들은 막중한 부담감 속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시도하는 슛들이 번번이 림을 빗나갔다. 하지만 연패에 빠져 있던 BNK 선수들 역시 부담이 큰 모습을 보였고, 결국 경기는 우리은행의 페이스로 흘러갔다. 박혜진(24점)이 무게중심을 잘 잡아주면서 버텼고, 그사이 난조를 보였던 박지현(14점·17리바운드)과 최은실(11점)이 살아나면서 간격을 벌린 끝에 쉽게 승리를 낚았다.
우리은행이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는 아니었다. 외국인 선수가 안 뛰는 이번 시즌에는 박지수를 보유한 KB가 우승후보 1순위로 떠올라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박혜진이 개막전에서 부상당해 장기 이탈하며 우리은행은 전력 공백 속에 시즌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김소니아와 박지현이 급성장하며 박혜진의 틈을 메웠다. 여기에 또 한 명의 베테랑 김정은이 중심이 돼 꾸준히 KB와 선두권을 형성했다. 이후 박혜진이 돌아오면서 완전체가 되는 듯했던 우리은행은 김정은이 발목 골절과 인대 손상으로 시즌 아웃되며 또다시 비상등이 켜지는 듯했다. 그러나 박혜진이 흔들리는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하며 코트 안팎에서 솔선수범했다. 그간 기회를 받지 못했던 김진희와 홍보람 같은 선수들도 위성우 감독의 믿음 속에서 자기 몫을 톡톡히 해내면서 우리은행은 뒤로 갈수록 단단해졌다.
우리은행은 27일 시작하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4위 용인 삼성생명을 만난다. 지난 시즌 코로나19로 해보지도 못했던 챔피언결정전을 향해 우리은행은 다시 출발선에 선다.
부산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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