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바람, 60여년 만에 두 배로 세졌다

이정호 기자 2021. 2. 21.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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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최대 풍속 '56km → 117km'
해저 수온 높아지면서 위력 커져

[경향신문]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한 직후인 2005년 9월 촬영된 미국 미시시피주 롱비치. 시청과 도서관 등 공공시설이 있던 거리의 건축물 대부분이 강풍으로 파괴됐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 제공

대서양에서 발생하는 열대저기압인 허리케인의 풍속이 60여년 만에 두 배나 강력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수면뿐만 아니라 수심 50m의 깊숙한 바다 수온까지 기후변화로 높아지면서 허리케인의 위력을 높이는 따뜻한 바닷물의 층이 두꺼워진 게 원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달 초 영국 국립해양학센터 연구진 등은 북대서양의 섬 버뮤다의 반경 100㎞ 이내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의 평균 풍속을 1955년부터 2019년까지 기록한 자료를 분석해 국제학술지 ‘환경연구회보’ 최신호에 게재했다.

분석 결과, 허리케인의 평균 최대 풍속은 해당 기간에 시속 56㎞에서 117㎞로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반세기 남짓 만에 바람 속도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연구진은 바람이 빨라진 원인으로 바닷물의 온도를 지목했다. 높은 수온은 열대저기압의 연료 구실을 한다. 버뮤다 인근의 해수면 온도는 분석 대상 기간에 0.6도 상승했는데, 연구진이 수심 50m의 바닷물을 추가 확인했더니 0.5~0.7도가 오른 사실이 발견됐다. 공기와 접촉하며 차가워져야 할 해수면 온도를 수심 50m 안쪽의 바닷물이 밑에서 받치며 지속적으로 데우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 허리케인 예보는 해수면 온도에 의존하기 때문에 관측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 연구 결과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를 이끈 사만다 할람 사우샘프턴대 연구원은 미국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를 통해 “허리케인이 심각해질수록 수심 50m 바닷물의 온도를 분석하는 일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에서도 온난화가 태풍의 풍속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만큼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전 지구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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