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법원 "우버 운전자는 노동자"
[경향신문]
영국 대법원이 우버 운전자들을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쉬는 ‘개인사업자’가 아니라 사실상 사업자에게 종속된 ‘노동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우버 운전자 등 ‘긱 노동자(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독립계약자)’들이 최저임금, 연차수당 등 노동법의 일부 조항을 보호받을 길이 열린 것이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대법원은 지난 19일 ‘우버 운전자는 노동자가 맞다’는 2016년 영국 고용심판원의 결론이 부당하다며 우버가 제기한 소송 상고심에서 우버 측의 패소를 선고했다. 소송 5년 만에 나온 최종 결론이다.
차량호출 서비스인 우버는 그간 자신들이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에 불과하고, 운전자들은 고객의 호출을 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사업자에 가깝다고 주장해 왔다. 이를 근거로 최저임금 등 노동법이 정하는 노동자의 권리를 운전자들에게 보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우버가 운임 등 계약조건을 일방적으로 책정하고, 운전자가 승차를 거부하면 우버로부터 불이익을 받는 점, 우버가 고객이 매기는 별점을 통해 운전자를 통제하는 점 등을 고려해 “우버 운전자는 노동자가 맞다”고 판단했다. 특히 대법원은 실제 손님을 태우고 운행하는 시간뿐 아니라, 앱을 켜고 대기하는 시간도 노동시간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긱 노동자를 사업자에 종속된 노동자로 보는 시선은 점차 일반화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프랑스와 스페인의 대법원이 유사한 판단을 내놨고, 미국 일부 주도 긱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등을 적용하고 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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