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감독 사각지대 '쿠팡 물류센터'..5일에 한번씩 구급차 출동
◀ 허일후 ▶
배송속도만 빠른줄 알았더니 사람을 자르는 속도도 로켓이네요.
◀ 성장경 ▶
산재 신청했다고 재계약 거부 말 안든는다고 재계약 거부...
이 분들 말대로라면 쿠팡이 법이 허용하는 최대치까지 '참 잘도' 이용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쿠팡측은 뭐랍니까?
◀ 이동경 ▶
네, 다른 사유가 있는 게 아니라, 그저 정상적인 계약 종료일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 허일후 ▶
보통 이런 경우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통해 문제 제기도 하고요.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파업까지 가기도 하잖아요?
◀ 이동경 ▶
일용직이 대부분인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뭉칠래야 뭉칠 수가 없으니, 아예 맨몸으로 회사와 맞서야 하는 상황인거죠.
◀ 성장경 ▶
그래서 국정감사장에서도 쿠팡 물류센터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이슈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고용노동부 답변이라는 게 법으로 규제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 이게 전부였다는 말이죠.
◀ 이동경 ▶
하지만 쿠팡의 롤모델이라고 하는 미국 아마존의 경우엔 미국 정부가 가만히 보고 있지만은 않습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역시 쿠팡 못지 않게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1년 새 회사 주가가 두배나 올랐습니다.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4년 연속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반면 근로자들의 노동 강도는 더욱 심해져 부상과 사망 사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부터 2019년 사이, 아마존이 작업장 내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숨진 노동자는 14명.
근로자 100명 당 발생하는 재해자 수를 뜻하는 재해율은 2019년 7.7%를 기록해 4년 새 33%나 올랐습니다.
2019년 한 해에만 무려 14,000 여명이 아마존 물류센터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윌 에반스 기자/美 탐사보도지 'Reveal'] "아마존 노동자들은 한 시간에 수백 개 이상의 물품을 처리해야 합니다. 로봇과 함께 더 빨리 빨리 빨리 움직여야 하는거죠. 결국 몸을 다치게 됩니다."
논란이 커지자 미국 노동 당국과 검찰이 나서고 있습니다.
2015년엔 미국 직업안전위생국이 뉴저지의 아마존 물류센터를 조사해 26건의 안전 위반 사항을 적발한 후 벌금 7천달러를 부과했습니다.
지난 16일엔 뉴욕검찰청이 아마존을 기소했습니다.
물류센터에서 코로나 19 안전 지침을 무시하고, 이에 항의한 직원들을 마음대로 해고한 혐의입니다.
쿠팡 물류센터의 상황도 심각하긴 마찬가지.
사망자가 발생한 덕평, 동탄, 인천, 칠곡 물류센터의 119 구급대 출동 건수는 지난 해 77건에 달했습니다.
닷새마다 한번 꼴로 응급 환자가 발생한 셈입니다.
[부천센터 계약직 노동자] "복도에서 여러 명 봤어요. 그냥 갑자기 지나가다가 픽 쓰러지세요. 아니 같이 아까까지만 해도 하하 호호 하고 밥도 같이 먹었는데 갑자기 웅성웅성거려요. 가보면 쓰러져 계세요. 심폐소생술하고 있거나 아니면 막 때리면서 사원님 일어나세요. 정신 드세요? 정신 드세요? 나도 모르게 그냥 기절한 상태를 저는 여러 번 봤어요."
쿠팡 물류센터 근로자들의 산재 신청 건수도 2017년 50건이던 것이 해마다 상승해, 지난해 239건에 달했습니다.
속도 제일주의에 내몰려 쉴틈없이 돌아가는 작업장부터 무제한 야간노동까지.
모두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들이지만 우리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윤준병 의원/2020년 10월 26일 환노위 국감] "식사시간 1시간을 제외하고는 앉아있을 수도, 또 가만히 서 있을 수도 없는 완전히 기계가 일하는 느낌이다. 이런 얘기를 합니다."
[이재갑 장관/고용노동부] "현행 근로기준법에서는 시간당 작업량 등을 기준으로 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을 직접 적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야간근로의 경우에도 현행 근로기준법은 청소년과 임산부의 야간노동만 제한합니다.
그 외에는 연속적 야간 노동을 규제하는 조항은 없습니다.
[김형렬/직업환경전문의] "새벽 배송이 있는 나라는 저는 못 들어봤고요. 야간에만 고정해서, 연속해서 근무를 한다는 거는 노동규제를 당연히 받아야 되는 부분이고요."
과로와 고용불안의 원인으로 꼽히는 월 단위 쪼개기 계약도 규제할 근거가 없습니다.
만 24개월 안에선 얼마든지 계약기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허용되기 때문입니다.
쿠팡은 이에대해 계약직의 계약 연장 비율은 8-90%에 이른다며, 상시직 장려정책을 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근무강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허일후 ▶
쿠팡이 미국증시로 가는 걸 두고 우리사회 관심이 뜨겁습니다.
쿠팡을 붙잡지 못한 우리 증시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부터, 쿠팡이 미국기업이냐 한국기업이냐는 국적 논쟁까지 다양합니다.
◀ 성장경 ▶
하지만 미국 증시상장이라는 화려한 성과에 열악한 노동현실이 가려져서는 안될 겁니다.
쿠팡이 증시 상장을 계기로 노동자들의 일하는 환경도 스스로 혁신적으로 개선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 허일후 ▶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 성장경 ▶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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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straight/6095654_289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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