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에 경영서 완전히 손 떼는 완성차 업계 '거인' 정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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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 정몽구(사진)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마지막 남은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다.
이로써 정 명예회장은 지난 1998년 현대차 회장에 오른 이후 23년 만에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고, 정의선 회장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자동차 회사가 아닌 곳에서, 예전에 없던 차량을 만들어 낸 정 명예회장의 승부사 기질은 이때부터 재계에서 주목을 받았고, 추후 현대차 경영권을 확보하고 세계 5위의 자동차그룹을 일군 밑거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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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서 車 계열사만 들고나와
홀로서기로 재계 2위 그룹 일궈
회장 재직 때 현장·품질경영 강조
세계 5위 車업체 오른 밑거름 돼
한국인 최초 美 '車 명예전당' 헌액
물러나도 경영 전반 조언 계속할 듯
정의선 회장 '모빌리티' 가속 전망
21일 재계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다음 달 24일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정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임기 만료는 내년 3월이다. 하지만 이미 아들인 정의선 회장이 그룹 경영 전반의 관할하는 상황 등을 감안해 조기 퇴진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 초 현대차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 미등기임원과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만 유지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그룹 회장직까지 아들에게 물려줬다. 정 명예회장은 이에 앞서 2014년에는 현대제철 이사직, 2018년에는 현대건설 이사직에서 각각 물러났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특히 정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등기이사 사임에 각별한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현대모비스는 전신이 현대정공인데, 이 회사는 정 명예회장이 1977년 초대 사장을 맡아 1991년 한국의 대표 4륜구동차량 ‘갤로퍼’를 출시해 성공시킨 곳이다. 자동차 회사가 아닌 곳에서, 예전에 없던 차량을 만들어 낸 정 명예회장의 승부사 기질은 이때부터 재계에서 주목을 받았고, 추후 현대차 경영권을 확보하고 세계 5위의 자동차그룹을 일군 밑거름이 됐다.
정 명예회장은 1998년 현대차 회장에 이어 1999년 이사회 의장에 오르며 작은아버지인 ‘포니 정’ 정세영 전 현대차 명예회장 대신 현대차 경영권을 장악했다. 2000년에는 현대그룹에서 현대차 계열 회사만 들고나와 ‘홀로서기’를 시작해 현재의 재계 2위 기업으로 키워냈다. ‘품질 경영’과 ‘현장 경영’은 이런 정 명예회장의 성공을 이끈 키워드다. 그는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최초의 한국인이기도 하다.
이번에 정 명예회장이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더라도 현대차 미등기임원직 등을 유지할 가능성은 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이를 통해 정의선 회장에게 경영 전반에 관한 조언을 계속하고,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그룹 체질개선 작업의 연착륙을 지원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 명예회장의 퇴진은 현대차그룹의 내연기관 시대가 정 회장으로 대표되는 전동화 시대로 본격 전환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현대차는 독자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처음 적용된 전기차 ‘아이오닉5’를 23일 공개한다. 아이오닉5는 1회 완전충전으로 약 500㎞ 주행이 가능하고, 고속충전으로 18분 이내에 80%까지 배터리가 충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사업을 상징하는 핵심 전략 차량으로 꼽힌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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