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여성과 모텔행..대법 "강제추행" 첫 판단

2021. 2. 21. 20: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술에 취해 필름이 끊기는 이른바 블랙아웃 상태에서 모텔에 갔다면 강제추행죄가 인정된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당시 의식은 있었지만, 자신이 한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심신상실로 봐야한다는 겁니다. 김지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7년 2월 새벽, 경찰공무원 A 씨는 한 빌딩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10대 B 양과 마주쳤습니다.

잠깐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은 술집으로 옮겨 술을 마신 뒤 모텔로 갔고, A 씨는 B 양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은 "만취해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은 어린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모텔로 데리고 가 추행했다"며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2심에서 판결이 뒤집혔습니다.

재판부는 모텔 CCTV에는 피해자가 계단을 오르는 등 비틀거리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심신상실 상태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심신상실 여부가 쟁점인 가운데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최종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알코올의 영향은 개인적 특성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스스로 걸을 수 있다거나 자신의 이름을 대답하는 등의 행동만으로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터뷰(☎) : 송혜미 / 변호사 - "의식이 있더라도 스스로 행동한 부분을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상태를 심신상실로 인정한 대법원의 첫 판단입니다."

대법원은 연구 용역을 통해 알코올 블랙아웃과 강제추행 간 법리를 꼼꼼하게 심리한 뒤 2년 9개월 만에 유죄 결론을 내렸습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gutjy@mbn.co.kr]

영상편집 : 양성훈 그래픽 : 김윤하

#MBN #대법원 #블랙아웃 #강제추행 #김지영기자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