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꺾은' 프랑크푸르트, 하나우 테러 1주년 추모하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 프랑크푸르트, 바이에른전 2-1 승
▲ 프랑크푸르트, 킥오프전 하나우 테러 추모 티셔츠 입고 입장
▲ 유네스, 결승골 넣고 하나우 테러 추모 티셔츠 들어올림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가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하나우 총기 난사 테러 1주년을 추모하기 위해 기념 티셔츠를 입었다. 해당 경기에서 프랑크푸르트는 바이에른을 2-1로 꺾으면서 의미있는 하루를 승리로 장식했다.
프랑크푸르트가 도이치 방크 파크 홈에서 열린 2020/21 시즌 분데스리가 22라운드에서 독일 최강 바이에른을 2-1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와 함께 프랑크푸르트는 분데스리가 5연승 포함 11경기 9승 2무 무패 행진을 이어오면서 챔피언스 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자리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바이에른전을 앞두고 프랑크푸르트 선수들은 검은 티셔츠를 입고 몸을 풀었다. 프랑크푸르트 선수들이 입은 티셔츠 전면에는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세요(#SAYTHEIRNAMES)'라는 영어 문구가 적혀있었고, 후면에는 사람 이름과 얼굴이 프린팅 되어 있었다.
이는 프랑크푸르트와 바이에른의 경기가 열린 시점으로부터 정확하게 1년 전에 있었던 하나우 총기 테러 사건을 추모하기 위함이었다. 하나우는 프랑크푸르트와 같은 헤센 주에 위치한 인근 도시로 외국인이 많이 살기로 유명하다. 하나우 물담배 카페 두 곳에서 극우주의자(토비아스 나트옌)가 차량을 끌고 무차별 총격을 감행해 1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태에 빠지는 테러가 발생했다(참고로 그는 테러를 일으킨 후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살했다). 이에 프랑크푸르트 선수들은 사망자 이름과 얼굴이 프린팅된 셔츠를 입은 것. 추모에 더해 인종차별과 극우주의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도 포함되어 있다.
프랑크푸르트는 바이에른전을 앞두고 18골로 분데스리가 득점 2위에 빛나는 간판 공격수 안드레 실바가 부상으로 결장해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는 경기 시작 12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아민 유네스의 스루 패스를 왼쪽 측면 윙백 필립 코스티치가 받아서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또다른 공격형 미드필더 카마다 다이치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기세가 오른 프랑크푸르트는 선제골에도 멈추지 않고 공격을 감행하면서 추가골 사냥에 나섰다. 반면 바이에른은 프랑크푸르트의 초반 공세에 밀려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실제 30분경까지 프랑크푸르트가 슈팅 숫자에서 6대2로 바이에른에 크게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결국 31분경, 프랑크푸르트가 추가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오른쪽 윙백 알마미 투레가 길게 대각선 크로스를 넘겨준 걸 카마다가 받아선 뒤로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받은 유네스가 중앙으로 접고 오다가 환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그는 곧바로 덕아웃으로 달려가서 하나우 테러 추모 티셔츠를 들고선 의미있는 골 셀레브레이션을 펼쳐보였다. 이에 SNS는 물론 다양한 곳에서 유네스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바이에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부진했던 마르크 로카를 빼고 코로나19 양성 반응으로 자가격리됐다고 돌아온 레온 고레츠카를 교체 투입했다. 바이에른은 후반 8분경, 측면 공격수 르로이 사네의 측면 돌파에 이은 땅볼 크로스를 주포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 선수들은 바이에른의 파상공세(슈팅 도합 22회) 속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는 육탄방어를 불사했고, 케빈 트랍 골키퍼의 선방쇼가 이어지면서 2-1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실제 이 경기에서 프랑크푸르트 선수들은 무려 26회의 태클을 성공시켰고, 25회의 걷어내기와 18회의 차단을 기록했다.
이 경기의 영웅은 바로 유네스였다. 그는 선제골의 기점이 되는 패스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실질적인 결승공르 넣었다. 이에 더해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슈팅을 가져갔고, 찬스 메이킹도 2회를 동료들에게 제공해주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독보적으로 많은 무려 10회의 드리블을 시도해 100% 성공률을 자랑하면서 돌격대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의 활약 덕에 프랑크푸르트가 공격 쪽에 적은 숫자를 두고서도 바이에른 상대로 위협적인 공격을 지속적으로 감행할 수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비단 유네스만이 아닌 프랑크푸르트 선수들이 평소보다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었던 건 하나우 총격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강한 동기부여가 작용했다고 할 수 있겠다. 유네스는 이에 대해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에서 "하나우 추모 티셔츠를 가지고 골 셀레브레이션을 한 이유는 이 사건이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1승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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