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진 찍으러"..출입통제 나몰라라 제주 상춘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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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1일) 제주시 낮 최고기온이 23.7도까지 치솟으면서 역대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따뜻한 2월로 기록됐는데요.
이처럼 포근한 날씨 속에 제주 곳곳에서는 봄 경치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입구부터 '낙석 등 안전사고 우려로 출입을 금지한다'는 현수막과 안내판이 떡하니 설치돼 있었지만, 사람들은 아랑곳없이 드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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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1일) 제주시 낮 최고기온이 23.7도까지 치솟으면서 역대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따뜻한 2월로 기록됐는데요. 이처럼 포근한 날씨 속에 제주 곳곳에서는 봄 경치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부 상춘객들이 안전상 출입이 통제된 명소를 드나드는 모습이 KBS 취재진에 포착됐습니다.
■ 통제선 끊긴 유채꽃밭…안전 위협에도 '안내 문구' 없어
노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 유채꽃이 만발한 서귀포시 색달동 '엉덩물계곡'. 20도를 웃도는 봄 날씨에 꽃구경을 나온 사람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갑갑했던 마음을 달랬습니다.
문제는 이곳이 현재 출입이 통제된 곳이라는 겁니다.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는 최근 유채꽃 훼손과 안전사고를 우려해 출입 통제선을 설치했는데, 취재진이 방문했을 때는 이미 끊겨있었습니다.
이곳을 산책하던 한 서귀포시민은 "지난주에 왔을 때만 해도 통제선이 나무에 걸려있었는데 오늘 와보니 뚝 끊겨 있다"며 고개를 내저었습니다.
끊긴 통제선을 넘어 유채꽃밭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나무 뿌리가 보일 정도로 지형이 무너져 있었지만,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자유롭게 드나들었습니다.
한 관광객은 "산책로 옆에 꽃이 피어있는 곳이 있어서 무심결에 들어왔는데 출입이 통제된 곳인 줄 몰랐다"며 "통제선이 끊겨 있는 데다 별다른 표지판도 없다 보니 들어가게 되는 것 같은데, 훼손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곳에는 '왜 통제선이 설치돼 있는지' 이유가 적힌 안내문이 없다 보니, 출입하면 안되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 "SNS 인생 사진 찍으러"…낙석 위험 아랑곳 안 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진 촬영 명소로 알려진 서귀포시 색달동 '갯깍주상절리대'는 상황이 더 심각했습니다.
입구부터 '낙석 등 안전사고 우려로 출입을 금지한다'는 현수막과 안내판이 떡하니 설치돼 있었지만, 사람들은 아랑곳없이 드나들었습니다. KBS 취재진이 찾았을 때 입구에는 차량 10대가량 주차돼 있었는데, 렌터카가 대부분이고 제주도민 차량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통행로에도 '출입금지장소'라는 빨간 문구가 내걸려 있었는데, "이 지역은 정밀검사결과 낙석 발생에 따른 사고가 우려되는 지역으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41조에 의해 연중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철망까지 설치돼 있는데도 굳이 길을 찾아 들어가는 이유는 이른바 '인생 사진'을 찍기 위해섭니다. 갯깍주상절리대를 따라 들어가면 있는 동굴(들렁궤)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실루엣을 담는 겁니다.
한 관광객은 "SNS 통해서 보니까 사진도 예뻐서 왔는데 막상 와보니까 바다는 멋진데 들어갈 수가 없다"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수년째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 주민은 "3~4년 전 유튜브 등 채널에 이곳이 사진 명소로 소개되면서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로 많이들 찾고 있다"며 "밤 사진 전경이 좋다고 해서 밤에 찾아오는 관광객도 있을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지난해에는 차들이 너무 많이 와서 접촉사고까지 나고, 철조망을 넘는 사람까지 있었다"며 "이렇게 무분별하게 위험한 장소에 들어가서 사고가 난다고 하면 주민 입장에서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서귀포시는 다음 달부터 상주 인력을 배치해 출입을 막을 계획이라며, 안전 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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