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플루언서]"문제가 생겼어" 한마디 외침이면 차가 바뀐다
수동식 기본차
풀옵션 고급차로
튜닝하는 영상채널
2년 만에 구독자
30만명 끌며 인기
평범한 회사원이라
채널명 '훼사원'
튜닝하며 하는 말
문제가 생겼어"
유행어 될 정도
2년째 진행중인
아반떼 프로젝트
올해 완성이 목표
소위 '깡통차'로 불리는 수동식 기본 트림 자동차를 풀옵션(최상위 트림) 자동차로 손수 업그레이드하는 콘텐츠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유튜버가 있다. 그의 이름은 '훼사원'. 유튜버가 아니라 30대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훼사원은, 본인의 생각과는 다르게 2년 여 만에 20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끌어 모은 명실상부한 인기 유튜버다.
훼사원의 유튜브 채널은 2018년 12월 자신의 일상 및 직장 생활, 유튜브 영상 제작 팁을 주로 다루는 채널로 문을 열었다. 이후 본인이 소유한 아반떼 수동 깡통차를 소개하는 영상이 많은 관심을 받고 기어봉을 직접 교체하는 영상으로 큰 조회수를 올리자, 2019년 8월부터 '깡통차 업그레이드 프로젝트'가 채널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훼사원은 채널 개설 1년 만인 지난해 1월 구독자 5만 명을 돌파하고, 그로부터 5개월 뒤인 6월 10만 명을 넘기며 '실버 버튼'(유튜브 본사에서 구독자 수 10만 명 이상을 달성한 인기 채널에 수여하는 기념품)을 획득했다. 현재 구독자 수는 19만 명, 누적 조회 수는 3356만 회, 영상 당 평균 조회 수는 30만 회 이상으로, 구독자 수 대비 조회 수가 월등히 높다. 업계는 그가 유튜브 광고 수익으로 월 최소 500만원의 수입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키워드 검색량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의 권기웅·나영균 대표는 "구독자 수 10만 명을 돌파한 지난해 6월부터 '훼사원'을 키워드로 하는 검색량이 월 평균 1000여 건 정도로 증가했다"며 "검색량 추이에 비춰 볼 때 꾸준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직장인 4명 중 1명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중 30%에도 못 미치는 적은 수만 명이 월 평균 10 여 만 원이나마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토록 정글 같은 유튜브 세상 속에서 훼사원은 어떤 매력으로 인기 유튜버 대열에 올라섰을까.
자동차 관련 전문 지식이나 커리어가 전혀 없는 훼사원이 처음으로 셀프 튜닝을 하며 겪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보는 재미가 무엇보다 크다. 그가 가장 많이 하는 대사인 "문제가 생겼어"는 유행어가 될 정도다. 그는 일반 핸들을 열선 핸들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핸들을 부러뜨려 "문제가 생겼어"를 외치고, 부품값 33만원으로 가능했을 작업을 추가 부품값과 수리비를 포함 총 148만원에 마무리해 안타까운 실소를 자아낸다.
송풍구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도 어김없이 "문제가 생겼어"가 터져나오고, 부품을 4번이나 다시 구매하며 작업을 마무리해 웃음을 자아낸다. 그는 유튜브 광고 수익보다 미숙한 탓에 망가뜨리는 부품, 공구 등을 다시 사는데 드는 돈이 종종 더 많이 든다며 "돈을 내며 유튜브 하는 기분"이라고 툴툴거린다.
항상 '문제가 생기는' 훼사원은 자신보다 경험이 많은 시청자들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의지하며 감사해한다. 그의 채널에서 시청자들은 단순한 시청자가 아니라 함께 채널을 만들어가는 '제 2의 훼사원'이다. 때론 전문적인 조언을 해주고, 때론 희귀한 부품을 선물하며, 때론 직접 만나 가르침을 주기도 하며 시청자들은 키다리 아저씨처럼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준다. 한 예로, 최근 그가 튜닝 작업 중 실수로 윈도우 틴팅을 찢자 세계틴딩대회에서 1위를 한 시청자가 연락을 취해 그에게 틴팅하는 기술을 전수해주는 영상이 올라왔다. 그의 채널에서는 단순히 시청하는 것 이상의 참여하는 재미가 있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미국 USC 박사·현 서울대학교 공공성과관리센터 초빙연구원)는 "톡톡 튀는 개성으로 무장한 유튜버들이 자극적인 영상을 실시간으로 올리는 '패스트푸드' 같은 유튜브 속에서, 훼사원은 홀로 조금 느리지만 담백한 '슬로우푸드' 같은 영상을 올려 오히려 눈에 띈다"고 그의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영상 속 그는 느리고 평범하며 담백한 말투다. 튀어 보이려고 감정을 과장하는 법이 없다. 영상은 매주 딱 1개만이 올라온다. 회사에 나가지 않는 주말 하루를 할애해 촬영하고 주중 퇴근 후에 꼬박 편집해 올리는 영상이다.
1분 분량 편집에 최소 1시간의 노력이 들어간다는 그의 영상들은 배경음악 활용이 뛰어나고 영상 질이 높기로 유명하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유 중 하나가 직접 영상을 만드는 것이 재미있기 때문이라는 그는 "앞으로도 편집자를 구하거나 대형 MCN 회사의 지원을 받을 생각은 없다"고 못 박는다.
느리고 실수투성이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단단히 내딛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매력적인 '성장형 유튜버' 훼사원은 2년째 진행중인 아반떼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올해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전업 유튜버였다면 이미 오래 전에 끝났을 프로젝트"라며 수수한 미소를 짓는 그. 그가 올해는 "문제가 생겼어"를 몇 번이나 외칠지, 무한히 생겨나는 문제들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지, 결국에는 멋지게 업그레이드 된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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