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도 27일부터 접종..1차대상 34만명 '93.8% 동의'
26일부터 요양병원 아스트라 접종
백신 수령뒤 5일 안 자체 접종해야
정부 "거부자도 마음 변하면 반영"
화이자 5만8500명분 '의료진 대상'
1호접종자 미정..25~26일께 공개
전문가 "투명 정보·접종률 관리 중요"
국내 코로나19 백신 첫 접종이 26일 요양병원·시설의 65살 미만 입소자·종사자를 대상으로 시작되는 데 이어, 27일부터는 의료진에 대한 접종이 이루어진다. 이들을 포함한 1차 접종 대상자의 94%가 동의한 것으로 집계돼, 실제로는 34만여명에 대한 접종이 시작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후순위 접종자들의 동의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며, 정부가 초기 백신 접종 일정을 철저히 관리하는 한편 투명한 정보 공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26일에는 국내에서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요양병원·시설에서 첫 접종이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정 총리는 “같은 날(26일) 코백스 퍼실리티로부터 화이자 백신 11만7천회분(5만8500명분)이 우리나라에 도착한다”며 “이 물량은 곧바로 27일부터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에게 접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차 접종 대상자는 34만4181명에 이른다. 20일 0시 기준 1차 접종 대상자로 등록된 36만6959명 가운데 93.8%가 접종에 동의한 결과다. 요양병원 종사자·입소자 동의율은 92.7%였고, 노인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에서의 동의율은 95.5%로 좀 더 높았다.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접종 대상자의 동의율은 94.6%(5만4910명)로 집계됐다.
접종 거부 의사를 밝힌 이들 중 일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효능 논란 등을 이유로 들었다. 약 120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는 경기도의 ㅅ 요양병원장은 <한겨레>에 “환자 1명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우려 때문에, 종사자 3명은 이전에 백신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어 맞기 어렵다고 했다”고 말했다. 본인 순서에 접종을 거부하면 전 국민 1차 접종이 끝나는 11월 이후로 접종 순서가 밀리게 된다. 다만 정경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접종 당일에 마음을 바꾸면 (접종 대상자 목록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열어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1차 접종 대상자와 일정이 확정되면서 정부는 배송 준비에 나서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경북 안동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25일부터 각 요양병원과 보건소로 배송되고, 화이자 백신은 26일 낮 12시1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5개 예방접종센터로 옮겨진다. 요양병원은 백신을 수령한 다음날부터 5일 안에 자체 접종을 해야 한다. 화이자 백신은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되고, 감염병 전담병원 등은 자체적으로 접종한다.
정부는 1차 접종을 3월 중 완료할 계획이다. 이어 2차 접종 대상자인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 폐쇄병동 운영 정신의료기관 환자·종사자,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에 대한 접종 대상자 등록과 접종 동의 여부를 이달 28일까지 확인할 예정이다. 이들에 대한 접종도 3월 안에 마치는 것이 목표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우려했던 것보다는 1차 접종자들의 동의율이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 교수는 “접종이 실제 진행되면 지난해 독감 백신 접종 때와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정부가 국민들과 소통을 잘해야 접종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방접종과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일부 이상징후 사례로 인해 접종률이 낮아지지 않도록 돌발상황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1호 접종자는 아직 미정인데, 정부는 25~26일 공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야당 일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한국방송>에 출연해 “고위 공직자가 먼저 접종한다고 하면 공정의 문제, 즉 순서를 지키지 않는 문제 등과 연결될 수 있다”며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혹은 종사자 중에 한분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혜미 최하얀 노지원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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