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선발이 체질' 완벽하게 증명했다

[스포츠경향]

이강인이 21일(한국시간) 스페인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셀타 비고와 2020-2021시즌 라리가 24라운드 홈경기에서 왼발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오랜만에 얻은 귀중한 선발 출전 기회에서 이강인(20·발렌시아)은 자신의 진가를 뽐냈다. 공격포인트까지 기록하는 등 왜 자신을 써야 하는지 스스로 완벽하게 증명했다.

이강인은 21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열린 셀타 비고와의 2020~2021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4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마누 바예호의 결승골 때 도움을 기록했다. 리그에서는 지난해 10월 엘체와의 7라운드 경기 이후 4개월만에 나온 공격포인트이며, 시즌 전체를 통틀어서는 지난달 8일 3부리그 팀인 예클라노와의 코파 델 레이(국왕컵) 2라운드 선제골 이후 한 달 만이다. 이강인의 시즌 전체 공격 포인트는 1골·4도움(리그 4도움·코파 델 레이 1골)이 됐다. 발렌시아는 후반 추가 시간에만 2골을 몰아 넣으며 셀타 비고를 2-0으로 꺾고 12위(승점 27)로 올라섰다.

이강인은 이날 막시 고메스와 함께 최전방 투톱으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달 28일 세비야와의 코파 델 레이 16강전 풀타임 출전 이후 처음이자, 리그에서는 지난달 22일 오사수나와의 19라운드 경기 이후 약 한 달 만이었다. 그 동안 계속해서 출전 기회를 부여받지 못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적설이 나돌았던 이강인은 끝내 팀을 옮기는데 실패했다.

이날 이강인은 자신의 장기인 정확한 패스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후반 19분에는 이강인이 보낸 스루패스를 고메스가 받아 득점 기회를 맞자 상대 골키퍼 루벤 블랑코가 이를 저지하려는 과정에서 고메스를 넘어뜨려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활발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기회를 엿본 이강인은 후반 추가시간 3분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상대 수비 사이에 공간을 만든 뒤 페널티 지역 안의 바예호에게 패스를 건넸고, 이를 바예호가 침착하게 결승골로 연결시켰다.

그 동안 이강인에게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던 현지 언론들도 반가움을 감추지 않았다. 스페인 ‘마르카’는 ‘이강인이 자신의 폼으로 돌아왔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강인은 셀타 비고를 상대로 두각을 드러냈다.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이강인은 경기의 흐름을 바꾼 두 개의 엄청난 스루패스를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엘데스마르케’도 “이강인은 공 소유권을 잃지 않는 등 발렌시아에서 가장 잘했다”고 극찬했다. 하비 그라시아 감독 역시 “오늘 이강인이 좋은 활약을 했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이강인의 활약상을 인정했다. 축구통계전문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게 티에리 코레이라와 함께 발렌시아에서 가장 높은 8.2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