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국회·정부 수없이 찾아갔지만.. 기업 규제 물꼬 못 바꿔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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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를 바꾸기 위해) 국회에 문을 두드리고 정부를 찾아가서 바꿔달라고 수도 없이 얘기했는데 잘 안 됐다. 규제의 큰 물꼬를 못 바꾼 것은 안타깝다."
그는 "재임기간 동안 가장 많이 절실하게 호소한 게 이제는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그걸 바꾸고자 국회에 문을 두드리고 정부를 찾아가서 바꿔달라고 수도 없이 얘기했는데 잘 안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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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공유제는 정부 역할이 먼저
이후 민간서 자발적 돕는 것 가능
재임 중 '규제 샌드박스' 큰 성과
최태원 차기회장 변화 이뤄 낼 것"
박용만(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지난 1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퇴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은 소회를 밝혔다.
2013년 대한상의 회장으로 취임한 박 회장은 7년 8개월 동안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다음달 24일 퇴임한다. 이날 발언은 그동안 거침없는 표현으로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을 얻은 그가 경제단체장으로서 하는 마지막 쓴소리인 셈이다.
그는 특히 산업계의 규제 문제와 관련해 정부와 국회의 규제개혁 노력을 강한 어조로 거듭 촉구해왔다.
이어 “제일 중요한 성과는 샌드박스법 통과시킨 것부터 시작해서 지원법안을 이끌어낸 것이지만 아쉬운 점은 큰 물꼬를 바꾸는 점은 못했다”며 “(규제를) 없애는 걸 디폴트(기준값)로 하고 (규제) 존치를 왜 해야 하는지가 입증돼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인데 지금은 존치하는 게 디폴트고 왜 바꿔야 하는가를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계 일각에선 최근 상법 개정안 등 규제 입법 과정에서 보여준 상의의 미온적 대응 방식이 아쉽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불만이 있는 게 당연하고 결국 방어를 못 했기에 할 말이 없다”면서도 “(일방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내고 반대 의견을 강력하게 표현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인 이익공유제 등 분배 정의에 관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분배를 강화하고 그늘에 있는 분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면서 “양극화 개선을 위해서는 재정의 역할이 먼저이고 이후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돕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후배 기업인들에 대해서는 “빨리 성공하라”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제2의 이병철, 제2의 정주영 회장 같은 분들이 나와야 한다”면서 “지금의 10대 그룹보다 빠르게 자수성가해 10대 그룹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곳들이 10대 그룹 중 6개는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년 8월 손경식 전임 회장의 잔여 임기를 물려받아 상의 회장에 올라 연임까지 한 박 회장은 20년 만에 중도 사퇴 없이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회장으로 남았다.
최근 차기 회장으로 추대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해서는 “4차 산업혁명에 가까운 업종에 있고, 미래 산업에 대해 나보다 잘 대변할 수 있는 식견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 “처음으로 4대 그룹의 총수가 상의 회장을 맡는 만큼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임 중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해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뵐 수 있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고, 제가 살아있는 동안 그 장면이 안 떠날 것 같다”며 “그다음은 짐작하시겠지만 평양과 백두산을 다녀온 것”이라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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