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이상기후에 대두 55% 뛰었다.. '곡물대란 공포' 확산 [치솟는 국제 곡물가격]

박종원 2021. 2. 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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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과 밀, 보리, 콩, 옥수수 등 세계인의 밥상을 책임지는 주요 곡물 가격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급등세를 보이면서 지난 2008년의 세계 곡물대란이 재현될 것이라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21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식품가격지수는 지난달 113.3으로 8개월 연속 상승, 전년동기 대비 10.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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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등 곡물생산국 수출 제한에
운임 상승·중국 사재기로 공급부족
팬데믹 이후 식품수요 갈수록 늘어
세계식품가격지수 8개월연속 상승
쌀과 밀, 보리, 콩, 옥수수 등 세계인의 밥상을 책임지는 주요 곡물 가격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급등세를 보이면서 지난 2008년의 세계 곡물대란이 재현될 것이라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21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식품가격지수는 지난달 113.3으로 8개월 연속 상승, 전년동기 대비 10.5% 올랐다. 같은 기간 곡물가격지수 역시 7.2% 상승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지난 17일 대두 거래가격은 t당 508달러로 1년 전보다 55% 올랐다. 밀 가격은 t당 237달러로 같은 기간 13%, 옥수수는 t당 218달러로 44% 상승했다.

■이상기후와 식량안보로 공급 줄어

가격이 치솟는 1차 원인은 이상기후로 곡물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동태평양의 적도 지역에서 수온이 평년보다 0.5도 이상 내려가는 현상이 5개월 넘게 지속되는 '라니냐' 현상이 발생, 세계 곳곳에 가뭄과 한파를 초래했다. 특히 대두와 옥수수 등 7개 식품 수출 세계 1위인 브라질은 지난해 상반기 홍수에 이어 하반기 반세기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여기에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봉쇄까지 겹치면서 수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인근 아르헨티나는 밀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이상 줄어들 전망이며, 지난해 6월 미국 밀농가의 약 25%가 가뭄피해를 봤다. 유럽연합(EU) 내 최대 밀 생산국인 프랑스는 밀 생산량이 건조기후 등으로 25%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아울러 주요 식량 수출국인 러시아는 이달부터 6월 말까지 옥수수와 보리에 각각 수출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밀에 붙이는 수출관세를 t당 50유로(약 6만7000원)로 기존보다 2배 올리기로 했다.

■운임 오르고 배 못구해 공급 말라

곡물가격의 또 다른 상승요인은 물류대란이다.

곡물을 실어나르는 벌크선 운임변동을 나타내는 발틱건화물선지수(BDI)는 17일 기준 1756을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5월 15일 407을 기록했지만 지난달 1810까지 올라 344% 뛰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곡물 가격은 CBOT 옥수수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t당 164달러에서 현재 200달러대 초반으로 50% 가까이 올랐지만 같은 기간 미국·중국 간 곡물 운송가격은 약 23%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곡물 가격과 운임의 연관성에 대해 "보통 2~3월은 남미에서 곡물을 수확하는 기간인데 브라질의 경우 곡물 수확이 (팬데믹 등으로) 늦어졌다. 1월부터는 선적이 시작돼야 하나 브라질에 갔던 배들이 돌아오질 못하면서 연쇄적으로 선박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곡물 시세 상승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식량을 수입하는 중국의 영향이 가장 컸다.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지난해 1억33만t으로 세계 1위였으며, 역대 수입기록 중에서도 가장 많았다. 옥수수 수입량도 1130만t으로 통계 시작 이후 가장 많았다.

동시에 중국 경제가 팬데믹을 극복하고 점차 살아나면서 외식 등 식품 수요가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식량 공급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유동성 확대로 인한 물가상승이 걱정되는 상황에서 곡물 수출국들이 물가안정을 위해 러시아처럼 수출제한을 걸 수 있다"고 우려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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