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해결한 한마디.."어르신도 손주 있으시죠?"

김형주 2021. 2. 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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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관리 우수' 서울 양평동 아파트
3년전 관리위원회 결성해
층간소음 적극 중재하고
주민소통·유대활동 집중

◆ 해결책 못 찾는 층간소음 ◆

서울 양평동 6차 현대아파트는 층간소음 해결 우수 사례로 꼽힌다. 단지 내 마련된 아파트생활공작소에서 입주민들이 그림교실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양평동 6차 현대아파트]
지난달 서울 양평동 6차 현대아파트에 사는 독거노인 A씨는 위층 아이들이 뛰노는 소음이 심각하다며 단지 내 층간소음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관리위원이 현장 조사 결과 소음 정도는 심하지 않았지만, A씨는 부인과 사별하고 외부 활동을 하지 않은 채 혼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예민해진 상태였다. 관리위원은 우선 윗집에 층간소음 방지 매트를 설치하고 아이들도 단속한 것을 당부했다. A씨에게는 "아저씨도 손자, 손녀가 있으시죠?" "코로나19로 어린이집을 못 가니 이해해 달라" "앞으로는 노인정도 나오시고 아파트 행사에 함께 참여해 달라"고 설득했다. 법적 조치까지 생각했던 A씨는 관리위원들과 대화를 나누고는 윗집과 화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양평동 6차 현대아파트는 지난해 11월 한국환경공단이 선정한 '층간소음 관리 우수 단지'로 꼽혔다. 김옥란 층간소음관리위원장은 층간소음 갈등 해소는 무엇보다 주민 간 소통을 통한 유대감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주민 간에 안면을 트고 친분이 있으면 스스로 조심해 층간소음이 예방된다"며 "또 다소 갈등이 생겨도 원만히 바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3년 전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결성한 후 층간소음 신고 횟수는 연 10건 정도에서 절반으로 뚝 줄었다. 또 갈등이 심각해져 정부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나 '분쟁위원회' 등 외부 기관에 신고된 사례도 사라졌다.

한 번은 입주 두 달도 채 안 된 입주민이 윗집에서 아침부터 새벽까지 발 소리와 아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며 관리사무소에 신고했다. 층간소음관리위원회는 윗집에 방문해 피해 사실을 전달하고 아랫집에도 슬리퍼 착용 등 가해 가구가 소음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중재해 원만히 합의를 이끌어냈다.

사실 관리위원회는 층간소음 갈등이 불거진 이후 중재 활동보다 평소 주민 간 소통과 유대 강화 활동에 더 집중하고 있다. 부녀회와 함께 아파트 봉사단, 주민 텃밭 조성 등의 활동과 벼룩시장, 영화상영회, 어르신을 위한 대보름 윷놀이 대회 등 주민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동대표 회장을 지낸 김점섭 주민은 "코로나19로 주민 모임이 힘들지만 라이브방송 등 화합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자체 예산만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기 힘들고 지자체에 요청하면 생활사업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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