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8개월' 상의 떠나는 박용만.."규제는 없애는 게 디폴트 값"

한우람 2021. 2. 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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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회장 퇴임 간담회
규제 풀 이유 요구할게 아니라
존치 이유를 설명하게끔 해야
재임기간 힘없는 中企에 집중
대기업엔 다소 소홀한것 반성

◆ 경제단체 통합론 급물살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다음달 퇴임을 앞두고 지난 18일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대한상공회의소]
"규제입증을 할 때 왜 이 법이 존치해야 하는가 설명하는데 공수를 바꿔야 합니다. 없애는 걸 기준값(Default)으로 하고 존치를 왜 해야 하는지가 입증돼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존치하는 게 기준값이고 왜 바꿔야 하는가를 설명해야 합니다. 그런 큰 방향을 못 바꾼 게 안타깝습니다."

다음달 7년8개월의 임기를 마무리하고 퇴임하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샌드박스 등 규제 개선에 노력해 왔음에도 여전히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는 여러 변화는 이 정부에서만은 아니었다"고 전제한 뒤 "지금 우리나라가 딱 전환기다. 과거부터 해오던 업종 성장세가 둔화되고 강력했던 업종들이 신흥국가로부터 잠식당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기업들이 예민하고 어려운 상황인데 변화를 요구하는 부담이 더 늘어나니 어려운 기업에선 목소리가 크게 나올 수밖에 없다"며 "기업들이 변화에 저항하는 볼멘소리라고 볼 게 아니라 그에 맞춰서 환경을 바꿔 주는 게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강공일변도 기업 규제 정책에 대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경제단체에 요구되는 것은 '합리적 설득'이다. 박 회장은 "사회가 우리 의견에 동조해 줘야 입법부도 움직이는 것"이라며 "이슈에 대한 대안을 놓고 찬반을 논의해 지지를 받아야 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회가 일방통행식 입법 강행에 나선 점에 대해서 그는 '낙담' '실망'이라고 표현했다.

최태원 차기 대한상의 회장에 대해서는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 회장은 "4대 그룹 회장이 수장을 맡았으니 변화가 일어나지 않겠는가. 그 정도 규모 총수가 들어오면 대변하는 영향력이 커지는 건 사실"이라며 "그분이 4차 산업혁명에 가까운 업종이라 미래 방향에 대해 식견이 있다고 봤고 가진 생각 중에 사회적 가치 같은 부분들은 시대를 관통해 하나의 뚜렷한 요구사항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면에서 상당히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코로나19로 힘든 중견·중소기업에 집중한다고 대기업 이해를 반영하거나 대변하는 데 좀 소홀하지 않았나 반성한다"며 "이제 최 회장이 오시고 코로나19도 벗어날 테니 제대로 대변 못해드린 대기업 의견도 효과적으로 대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기간 대한상의 회장으로 헌신한 그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거나 젊은이들의 꿈을 도와줄 일을 하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박 회장은 "지금 정말 세상에서 더없이 좋은 계획을 딱 하나 갖고 있다. 무계획이라는 계획"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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