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 레프트 공백 메우는 김웅비 "분위기 안 좋았던 건 사실. 그만큼 더 활기차게"

의정부|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1. 2. 2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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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 레프트 김웅비가 21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코트 밖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KOVO 제공


올시즌 OK금융그룹의 레프트는 송명근, 심경섭, 김웅비, 최홍석 등 네 명의 선수로 돌아갔다. 그중에서는 득점 12위에 오픈공격 10위 등에 오른 송명근이 가장 주전급 자원이었다. 하지만 이달 초 배구계를 덮친 ‘학교폭력’과 관련한 폭로로 거센 풍파가 휘몰아쳤다. 주전인 송명근과 심경섭이 과거 학교폭력 사실을 인정하고 잔여시즌 출장을 포기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OK금융그룹은 신인인 최찬울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명 중 둘을 제외한 세 명으로 남은 시즌을 꾸려야 했다. 레프트는 공격 뿐 아니라 수비와 리시브 등 팀 전방위적으로 살림꾼 역할을 도맡아 해야 하기 때문에 레프트의 기량저하는 팀 전력에 치명적인 위협으로 다가왔다.

더구나 전 경기까지 OK금융그룹은 4연패의 위기에 빠져있었다. 결국 41득점을 한 외국인 선수 펠리페 안톤 반데로의 활약이 있었지만 21일 OK금융그룹은 레프트 김웅비(24)의 활약으로 중요한 일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김웅비는 이날 경기도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6라운드 첫 경기 KB손해보험전에서 8득점으로 활약했다. 김웅비가 레프트에서 앞뒤를 오가며 활약한 덕에 공격이 펠리페에게 쏠렸음에도 노우모리 케이타가 버티고 있는 KB손해보험을 제압할 수 있었다. 4연패로 봄 배구 불가능구역인 5위까지 떨어졌던 OK금융그룹은 다시 4위로 올라서며 기사회생의 토대를 마련했다.

김웅비는 3위 KB손해보험과의 중요한 일전이었던 이날 경기를 승리로 이끈 후 “코트 안에서 주눅이 든 모습을 보이면 진다고 생각했다. 내가 죽을 바에는 상대를 잡자는 강한 마음으로 들어갔다”고 소감을 전했다.

OK금융그룹은 라이트로 뛰던 조재성도 레프트로 급하게 돌렸다. 조재성 역시 6득점을 올렸다. 김웅비는 “포지션 변경이 올시즌은 잦은 편이라 선수들이 서로 안 된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팀에 기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감독님도 고정적인 라인업보다는 그 날 그 날 기여도와 컨디션, 몸 상태를 보고 기용해주시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특히 김웅비는 송명근, 심경섭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입장이라 앞으로의 순위싸움에서도 팀의 큰 책임을 맡고 있다. 그는 “배구는 단체 스포츠”라고 강조하면서 “선수가 많았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빠지게 돼 분위기가 안 좋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안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면 그게 팬 분들께 더 안 좋은 영향을 드린다고 생각해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애썼다”고 말했다.

김웅비는 “내 스타일이 앞뒤 생각 안 하고 과감하게 하는 부분이라 생각하고, 감독님께서도 그렇게 말씀해주시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힘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의정부|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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