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텍사스 중대 재난지역 선포..리더십 시험대 올랐다
전기요금 180배 폭등 논란까지
이재민 거처 마련·피해 복구 등
연방정부 예산 신속 투입 방침
현장 직접 방문도 신중히 고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록적인 한파로 대규모 정전과 물 부족 등 큰 피해를 본 텍사스주에 중대 재난을 선포했다. 텍사스주는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물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주민들의 피해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텍사스주에 대한 중대 재난 선포에 서명했다고 20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텍사스주의 피해 복구를 위해 연방 정부의 예산을 신속히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 거처 마련과 주택 수리 비용, 저금리 대출 등의 지원책이 포함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정부 차원의 재난 대응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직접 텍사스주를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이번 주 중반 텍사스주를 찾을 계획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방문이 오히려 주 당국의 피해 복구 작업을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해 신중히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WP는 “이번 한파는 취임 초의 리더십 시험대”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현장 연설 등의 극적인 제스처를 보여주기보다 원칙에 따른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텍사스는 영하 16도 이하까지 내려가는 한파로 미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주다. 미 전역에서 60여 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텍사스주에서만 2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텍사스에서는 이상기후로 정전 사태가 벌어졌고 주민의 절반가량이 여전히 수도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텍사스주 환경품질위원회(TCEQ)는 이날 1,300여 개 공중 급수 시스템에 동파 현상이 발생해 1,510만 명에 대한 물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 당국에서는 식수 보급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항공기를 통해 물과 식량을 수송하고 있다. 그나마 전력 시스템이 정상화되면서 한때 450만 가구에 달했던 대규모 정전은 진정된 상태다.
하지만 전기 요금이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텍사스주 알링턴에 거주하는 타이 윌리엄스는 이달 1만 7,000달러(약 1,880만 원)에 달하는 전기 요금 청구서를 받았다. 한파 사태에 앞서 그가 평소 집과 게스트하우스·사무실을 합쳐 매달 평균 지출한 전기 요금은 660달러였다. 홀텀시티 주민 호세 델 리오는 방 2개짜리 집에 수도관 동파를 막기 위해 난방기를 켰다가 3,000달러의 전기 요금 고지서를 받았다. 그가 평소 낸 전기 요금은 한 달에 125∼150달러 수준이었다.
이들은 변동 요금제가 적용되는 ‘그리디’라는 도매 전력 업체의 고객인 것으로 전해졌다. 텍사스주에서는 평소 ㎿h당 평균 요금이 50달러였지만 이번 한파로 도매가격이 ㎿h당 9,000달러까지 폭등했다. 이와 관련해 켄 팩스턴 텍사스주 검찰총장은 텍사스주 전력망을 운영하는 전기신뢰성위원회(ERCOT)와 전력 회사들이 이번 한파에 얼마나 잘못 대응했는지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악의 한파 사태는 기온이 상승하며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CNN 방송은 미국 기상청 자료를 인용해 눈과 얼음으로 뒤덮였던 지역이 지난 주말부터 녹기 시작했다며 이번 주 중반 텍사스 대부분 지역의 최고 온도는 영상 10∼20도대를 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정전 사태로 멈춰섰던 텍사스주의 석유 시설들이 곧 정상 가동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인해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1% 떨어진 59.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배럴당 60달러 선이 무너진 것이다. 주요 산유국들이 다음 달부터 원유 감산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과 미국의 대(對)이란 관계 해빙 전망도 유가에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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