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당근마켓 주식은 어디서 사나요?

박의명 2021. 2. 2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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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쿠팡 상장에 관심 폭발..비상장 주식 투자법
"이 기업 투자하고 싶다"
이용자들에게 친숙해진
쇼핑·금융·게임 회사들
비상장 거래 번거롭지만
성장성 보고 투자 늘어
'통일주권' 여부가 핵심
그래픽=이정희 기자 leejh9947@hankyung.com


직장인 A씨는 실생활에 투자 기회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최근 마켓컬리 주식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켓컬리는 상장이 안 된 회사라 주식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매수를 포기할까 생각하던 중 그는 엔젤리그라는 사이트를 발견했다. 이곳에서 마켓컬리 주식 ‘공동구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그는 50만원을 투자해 25주를 매입, 마켓컬리 주주가 됐다.

비상장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겠다고 밝힌 후 성장성 높은 비상장 기업을 찾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비상장 주식은 거래가 번거롭고 개념도 생소하기 때문이다. 안전하고 간편하게 비상장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정리했다.

 거래 방법 크게 세 가지

상장 주식은 정부 허가를 받은 거래소인 한국거래소(KRX)에서 거래된다. 비상장 주식은 복수의 전문 거래 중개 사이트를 통해 매매가 이뤄진다. 38커뮤니케이션, K-OTC,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세 곳은 거래 방식이 각기 다르다. 38커뮤니케이션은 1999년 설립된 ‘장외 주식 직거래’ 사이트다. 거래는 사이트 내 종목게시판에서 이뤄진다. 주식을 사고 싶은 사람이 게시판에 사고자 하는 종목과 연락처를 올린다. 그다음에는 전화, 채팅 등을 통해 가격과 수량을 협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매수자가 돈을 입금하고 매도자가 주식을 매수자 계좌로 보내면 거래가 끝난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는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일반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다. 하지만 거래 가능 종목이 135개에 불과하다는 게 단점이다. 인기 있는 종목이 적어 비상장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아직 많이 쓰이지 않는다.

38커뮤니케이션과 K-OTC의 장점을 결합한 곳이 증권플러스 비상장이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5000개 이상의 종목을 취급한다. 증권사 중개를 통한 안전 거래 시스템을 도입해 불안을 해소했다. 매수자는 돈을, 매도자는 주식을 계좌에 넣어야 거래가 이뤄진다. 다만 안전 거래를 중개하는 삼성증권 계좌가 있어야 한다. 절차는 간단하다. 종목 게시판에서 매도자를 찾아 가격과 수량을 협의한 다음 돈을 이체하면 거래가 성사된다.

안전 거래 시스템이 있는 다른 거래소로는 서울거래소 비상장, 유안타증권이 출시한 ‘비상장레이더’ 등이 있다.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의 인기 종목을 사고팔 수 있다. 매수한 종목은 증권사 계좌 자산 목록에 포함된다. 만약 투자 종목이 상장하면 자동으로 코스닥시장 또는 유가증권시장 종목으로 전환된다.

 마켓컬리 주식은 어디서?

일부 종목은 개인 간 직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통일주권을 발행하지 않은 기업들이다. 통일주권이란 계좌 이체, 즉 온라인 거래가 가능한 주식이다. 통일주권이 없다는 것은 주주명부상으로만 주식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통일주권이 없는 대표적 기업으로 마켓컬리, 당근마켓 등이 있다. 이런 기업에 투자하려면 매도자를 찾아 돈을 입금하고 수정된 주주명부를 받아야 한다. 부동산처럼 양도계약서를 쓰고 도장을 찍어야 한다. 통상 큰 단위로 거래되기 때문에 소액 투자가 어렵다.

하지만 공동구매를 통해 간편하게 투자하는 방법이 생겼다. 장외주식 공동구매 플랫폼 엔젤리그를 이용하면 된다. 엔젤리그는 투자자를 모아 조합 형태로 비상장 주식을 매수한다. 주주명부에는 조합의 이름이 등재되고, 투자한 금액대로 조합의 지분을 보유한다. ‘리드엔젤’로 불리는 대표 투자자가 주주명부를 수정하는 등의 복잡한 절차를 수행한다. 일반 투자자는 투자금만 입금하면 된다.

엔젤리그에서는 소비자에게 친숙한 비상장 주식을 살 수 있다. 마켓컬리는 최근 1년간 18번의 공동구매가 이뤄졌고, 모든 ‘완판’됐다. 지난 18일 열린 자율주행 기술 업체 스트라드비젼의 공동구매는 5분 만에 마감됐다. 동시에 사람이 몰려 입금한 돈을 환불받은 투자자도 있었다. 이 밖에 중고나라, 쏘카, 빗썸코리아 등 인기 주식의 공동구매도 진행됐다. 원하는 공동구매가 없으면 종목별로 알림을 설정해두면 된다. 투자자의 알림 설정이 1000건을 넘는 종목은 마켓컬리, 토스, 카카오뱅크, 당근마켓, 무신사 등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페이도 인기다.

 “당근마켓 주식 좀 팔아주세요”

수요 공급의 원칙은 비상장 주식시장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난다. 팔려는 사람이 없는 주식은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거나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당근마켓이 대표적이다. 당근마켓은 종목 게시판에서 사고 싶다는 글이 끊이지 않지만 온라인에 매물이 거의 올라오지 않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 전에 거래가 거의 안 된 주식이었다”고 말했다.

이럴 땐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방법이 있다. 38커뮤니케이션과 서울거래소 비상장 등에서 1 대 1 직거래가 이뤄진다. 매수 게시판에 원하는 종목과 가격을 적은 후 기다려야 한다. 만약 비통일주권을 직접 매매한다면 명의개서라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명의개서는 주식명부에 성명, 주소, 소유 주식 수 등을 기재하는 작업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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