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끼리 작전 지시..감독 부재가 만든 낯선 풍경(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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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타임'을 요청한 이경수(42) KB손해보험 코치는 정작 선수들이 모이자, 대형에서 이탈했다.
KB손보는 코치 3명 중 가장 선배인 이경수 코치를 '문서상 감독대행'으로 정했다.
이경수 코치는 벤치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다가 비디오판독, 작전 타임 등을 신청한 뒤, 선수들과 한 걸음 떨어진 자리에서 작전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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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작전 타임'을 요청한 이경수(42) KB손해보험 코치는 정작 선수들이 모이자, 대형에서 이탈했다.
박우철(36), 김진만(34) 코치도 마찬가지였다.
KB손보 선수들이 원을 그리며 모였고, 코치 3명은 조금 떨어져서 선수들이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지켜봤다.
작전 시간에는 선수들의 목소리만 들렸다.
'최고참 선수' 김학민(38)이 "지금 고비만 넘기면 돼"라고 후배를 격려했고, 주전 세터 황택의(25)가 공격수들과 전략을 논의했다.
전력분석관이 선수 틈으로 들어가 분석 자료를 설명하기도 했지만, 코칭스태프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
이상열(56) 감독의 부재가 '코칭스태프가 빠진 채, 선수들이 작전을 논하는 낯선 풍경'을 만들었다.
KB손보는 21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의 홈경기를 이상열 감독 없이 치렀다.
이날 경기를 포함한 잔여 정규리그 6경기도 이경수·박우철·김진만 집단 코치 체제로 치르기로 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해도 이상열 감독은 돌아오지 않는다.
이상열 감독은 국가대표 코치 시절에 벌인 선수(박철우) 폭행 사건이 다시 화두에 오르자, 구단에 "반성의 의미로 잔여 경기에 출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단도 "박철우 선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통해 용서를 구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이상열 감독의 자성과 자숙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감독이 시즌 중에 퇴진하거나, 퇴장 등으로 자리를 비우면 구단은 '감독 대행'을 선임한다.
하지만 KB손보는 감독 대행을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
KB손보 구단은 "구단에 수석코치 개념이 없고, 한 명에게 부담과 책임을 짊어지는 것보다는 세 명이 나누는 게 낫다고 판단해 코치 모두가 팀을 이끄는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배구연맹 규정상 '감독의 역할'을 하는 사람 한 명을 지정해야 한다.
작전타임, 비디오판독 신청 등을 책임질 한 명이 있어야, 원활하게 경기 운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손보는 코치 3명 중 가장 선배인 이경수 코치를 '문서상 감독대행'으로 정했다. 취재진과의 인터뷰도 이경수 코치가 했다.
하지만 이경수 코치는 '제한된 감독 역할'만 했다.
일반적으로 감독은 벤치와 사이드라인 사이에 서서 경기를 지켜본다.
이날도 OK금융그룹 진영에서는 석진욱 감독이 '사령탑의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KB손보에서는 경기 중 벤치 근처에 서 있는 사람이 없었다.
이경수 코치는 벤치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다가 비디오판독, 작전 타임 등을 신청한 뒤, 선수들과 한 걸음 떨어진 자리에서 작전 시간을 보냈다.
우여곡절 끝에 '선수들의 자율 배구'를 펼친 KB손보는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경기 뒤 이경수 코치는 "우리 팀은 훈련할 때도 선수가 주도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오늘 경기도 선수가 주도해서 경기를 끌어갈 계획이었고, 예정대로 했다"며 "오늘 패하긴 했지만, 최고참부터 어린 선수들까지 모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상열 감독의 출장 포기가 갑작스럽게 결정된 터라, 이경수 코치 등 코치진도 아직은 혼란스럽다.
하지만 이제는 코치들이 결정할 부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코치는 "훈련 일정 등은 숙소에 도착해, 회의한 뒤에 결정할 것이다"라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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