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전력누수 속에서도 빛난 진정한 챔피언 우리은행

정지욱 2021. 2. 2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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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자프로농구에는 '어우우'라는 말이 있다.

'어차피 우승은 우리은행'의 줄임말이다.

아산 우리은행은 21일 부산 BNK 썸과 원정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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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선수단. 사진제공|WKBL
국내여자프로농구에는 ‘어우우’라는 말이 있다. ‘어차피 우승은 우리은행’의 줄임말이다. 올 시즌에도 ‘어우우’였다.

아산 우리은행은 21일 부산 BNK 썸과 원정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우승함으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조기에 종료된 지난 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 정규리그 정상에 섰다.

이번 시즌 초반 우리은행을 우승 후보로 꼽은 이는 많지 않았다. 에이스인 가드 박혜진(31·178㎝)이 지난해 10월 10일 청주 KB스타즈와 시즌 개막전에서 발바닥 부상을 입고 전열을 이탈했기 때문이다.

진정한 강팀은 위기에서도 강한 법이다. 우리은행이 그랬다. 박혜진이 빠졌지만, 신예 김진희(24·168㎝)가 포인트가드 자리를 대신했다. 풀 시즌 소화가 처음인 김진희는 단 한 경기도 쉬지 않고 평균 5.46어시스트로 이 부문 1위까지 차지하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또 박지현(21·183㎝), 김소니아(28·176㎝)는 연일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엄청난 생산력을 팀에 불어넣었다. 장신 센터 부재의 약점을 지닌 우리은행은 경기당 42.2리바운드를 기록했는데, 이 중 20개 정도를 박지현과 김소니아가 꾸준히 합작했다. 우리은행이 박지수(KB스타즈), 배혜윤(용인 삼성생명) 등 리그 정상급 센터를 보유한 경쟁자들과 대등한 제공권 싸움을 벌일 수 있었던 데는 이들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박혜진이 복귀한 뒤에는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던 베테랑 김정은(34·180㎝)이 발목을 다쳐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다. 최은실(27·182㎝)도 부상으로 복귀와 결장을 반복했다. 이처럼 부상이 끊이지 않았지만 우리은행은 고비를 잘 이겨내며 진정한 강자임을 증명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50)은 전주원 코치(49)와 임영희 코치(41) 코치, 선수들의 공으로 돌렸다. 그는 “부상자가 많아 비 시즌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박)혜진이가 없는 동안 잘 버텼다. 혜진이가 복귀한 뒤 우승 기회가 올 수 있겠다 싶었는데 (김)정은이가 다쳤다. 그 때부터 마음을 비웠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나는 크게 한 게 없다. 두 코치가 박지현, 김진희 같이 어린 선수들의 기량을 이끌어냈다. 또 선수들도 잘 따라줬다. 지현이나 진희가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에 더 질책을 했는데, 그마저도 잘 이겨내고 성장했다. 선수들 모두가 잘해준 덕분이다”며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부산|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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