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지진에 물 부족까지..'반도체 대란' 공포 확산

박정일 2021. 2. 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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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란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내의 기록적 한파로 삼성전자 오스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이 가동 중단했고, 일본에서는 지진 여파로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 업체인 르네사스가 일부 공장 운영을 멈췄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라인 가동 중단은 올해 내내 산발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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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한파로 상수도가 끊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18일(현지시간) 주민들이 헤든공원의 수도에서 물을 긷고 있다. 텍사스에서는 한파로 인한 정수장 가동 중단, 수도관 동파와 수압 저하 등으로 주민 1200만명에 대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휴스턴 AP=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반도체 대란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내의 기록적 한파로 삼성전자 오스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이 가동 중단했고, 일본에서는 지진 여파로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 업체인 르네사스가 일부 공장 운영을 멈췄다.

이미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일부 완성차 라인이 생산중단된 데 이어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메모리까지 반도체 품귀 현상은 전방위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이는 K-반도체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차량용 등 비메모리 반도체 국산화 확대라는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시급해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라인(S2)은 현지 한파 등의 영향으로 지난 16일(현지시간) 가동중단에 들어가 아직까지 재개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재가동까지 최소 1주일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파로 전력 공급은 물론 반도체 용수 공급까지 원활하지 못해 재가동 시점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이번 오스틴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세계 12인치 웨이퍼 파운드리 용량의 약 1~2% 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오스틴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트렌드포스의 예상이 다소 과하다고 보고 있지만, 주력 생산품목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용 컨트롤러 등의 생산에 적잖은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르네사스는 지난 13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강진 여파로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 라인을 일부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르네사스는 차량용 반도체 세계 3위 업체인 만큼 현지 완성차 업체는 물론 글로벌 자동차 생산라인에 적잖은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라인 가동 중단은 올해 내내 산발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미국이 범정부 차원의 행정명령을 검토하는 등 세계 각국이 비상이다. 이 와중에 반도체 품귀현상의 최대 수혜국으로 꼽히는 대만조차 최근 가뭄에 따른 용수부족 사태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반도체 가격도 심상찮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b) 가격이 연초와 비교해 무려 15.3%나 올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를 포함한 반도체 가격 상승은 반도체 업계에 긍정적이지만, 자연재해 등 돌발 상황에 따른 예측 불가능은 그다지 달갑지만은 않다"며 "완성차와 IT제조업 등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면 비메모리 반도체의 국산화와 안정적인 라인 운영 등이 과제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장우진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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