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는 금수저, 실제론 흙수저" 정치신인 박성훈 '부산의 꿈'

허진 2021. 2. 2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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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정치 언박싱(unboxing)’은 여의도 정가에 떠오른 화제의 인물을 ‘비디오 상자’에 담아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정치권의 새로운 이슈, 복잡한 속사정, 흥미진진한 뒷얘기를 정리해드립니다.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이력은 화려하다.

서울대에서 정치학 학사,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남들은 하나도 붙기 어렵다는 행정고시(37회)와 사법고시(43회)에 모두 합격했다. 기획재정부를 거쳐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에서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고, 세계은행(World Bank)에선 민간투자 선임전문가로 일했다. 시쳇말로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외모만 보면 어렸을 때부터 어려움 모르고 자랐을 것 같은 인상이지만 그는 스스로 “흙수저 출신”이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 화장실도 없는 2층 전셋집에서 살았고, 친구들은 그 집에 놀러 올 때마다 쌀이나 라면 같은 먹을 걸 들고 왔다고 한다. 어린 친구들 눈에도 그는 도와야 할 친구였던 것이다.

지금이야 남부럽지 않게 살지만 어린 시절 가난의 기억은 마냥 추억으로만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는 “그 시절에는 꿈을 꾸고 희망을 가지게 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사다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희망의 사다리가 다 무너져내린 지 오래”라며 “희망의 사다리를 복원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서 정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답게 롯데 자이언츠 팬임을 자처하는 그는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며 정치를 시작한 지 이제 5주밖에 안 됐다. 지난 5일에는 국민의힘 2차 경선에 진출한 4인의 후보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경제 전문가지만 정치는 초보”라는 그를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만났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난 17일 중앙일보 언박싱이 만났다.

Q : 아직은 많은 부산시민이 박성훈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낯설다고 얘기를 하고 있다.
A : “이번에 선거에 나온 지 한 달 된 정치 신인이다. 제가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가장 큰 이유는 낡은 정치, 구태 정치와 과감히 단절하고 시민이 중심이 되는 경제 중심의 정치를 펼쳐보기 위해서다.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Q :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고,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밑에서 경제부시장으로도 일을 했다. 그래서 ‘이 사람의 정체성은 뭐냐’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A : “저는 박근혜 정부, 이명박 정부 때 기획재정부에서 청와대로 파견 근무를 했다.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부산시가 기획재정부에 (파견) 요청을 해서 오게 됐다. 오거돈 전 시장과는 개인적인 인연이 없었고 잘 알지 못하는 사이였다. 제가 태어나고 자란 부산을 위해서 내려왔다.”

Q : 첫인상은 평생 고생 없이 살았을 것 같고 부유한 느낌인데, 흙수저 출신이라는 말이 있다.
A : “어렸을 때 많이 어려웠다. 학교에서 가장 늦게 공과금을 내던 학생이었다. 저는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노력을 해서 행정고시와 사법고시에 합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대한민국에 있는 청년들이 결코 꿈을 포기하지 않고 그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를 제가 만들어보고 싶다.”

Q : 대표 공약을 한 가지 소개 부탁드린다.
A : “저는 어느 후보와도 차별되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전문가다. 청년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제공해줄 수 있는 기업을 부산에 유치하겠다. 대표적으로 기장에 삼성전자 파워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고, 삼성전기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 공장도 역시 유치하겠다. 영도에는 플랜트 모듈(설비를 몇 개의 덩어리로 나누어 미리 만든 뒤 현장에서 조립을 통해 마무리하는 방식) 공장을 유치하는 등 세 개의 삼성 계열사 유치를 통해서 약 3만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고 싶다. 경제부시장으로 있으면서 삼성에 직접 사업 제안을 하거나 받았던 내용이기 때문에 시장이 되면 1년 안에 반드시 유치하고 성과를 내겠다.”

Q : 부산에는 유독 부산을 주제로 한 노래가 많다. 잘하는 부산 노래가 있나.
A : “저는 야구를 굉장히 좋아한다. 롯데 자이언츠, 부산을 상징하는 야구팀이다. 야구장에 가면 항상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다. 결국 ‘부산 갈매기’다.”

Q : 예산 문제 때문에 반주는 준비하지 못했지만 짧게 한 소절 부탁드린다.
A : “사실 노래를 잘하지는 못하는데…. (부산 갈매기는) 이렇게 시작을 한다. (노래하며) 지금은 그 어디서~”

Q : 시장이 되면 누구보다 많은 판단을 해야 하고 순발력이 필요하다. 순발력 테스트 하겠다. 부·산·시로 삼행시 부탁한다.
A : “부: 부드러운 남자. 산: 산적보다도 강한 힘을 가진 남자. 시: 시장이 되고서 반드시 부산 경제를 살려내겠다.”

Q : 누가 보면 미리 (내용을) 알려줬다고 할 것 같다. (※절대 미리 조율하지 않았다.) 마무리하기 전에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
A : “국민의힘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얻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제가 그러한 변화와 혁신 그리고 세대 교체의 상징이 되겠다. 부산 경제, 경제 전문가 박성훈이 반드시 살려내겠다.”


허진 기자, 김수현 인턴기자 bim@joongang.co.kr, 영상·그래픽=오욱진·김은지·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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