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최전선 공공병원이지만 신축 예산은 없어..의료공백도

김성수 2021. 2. 2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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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 예산을 깊이 들여다보는 연속보도, 오늘(20일)은 코로나와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공공병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코로나를 겪으며 공공병원이 왜 꼭 있어야 하는지 절감하게 됐지만, 정작 올해 예산에는 공공병원 신축 관련 항목이 아예 없다고 합니다.

이유를 따져 봤더니, 복잡한 이야기를 다 걷어내면, 결국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공공병원은 돈이 안되니 더 못짓겠다는 논리, 김성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만성 경추 통증을 앓는 노숙인 김 모 씨는 진료비가 저렴한 공공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병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뒤 일반 환자를 받지 않아, 1년째 치료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김OO/노숙인/음성변조 : "(민간 병원에선) 경추 한 군데만 찍는데 백만 원이 넘게 들어간다는 거에요 그 검사비를 감당할 수가 없어요. 완전히 이제 다 (진료가) 차단이 된 것이죠."]

공공병원에서 코로나 환자 80%를 진료하는 상황 속, 김 씨 같은 기존 환자에 대한 의료 공백이 발생한 겁니다.

코로나 위기의 최전선에 공공병원이 있지만 우리나라 전체 병상 가운데 공공 병원의 비중은 10.2%.

OECD 평균 56.2%에 한참 못 미칩니다.

2016년 메르스 사태 때도 부족한 공공병원에 대한 지적이 나왔지만, 새로 지어진 곳은 없습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공공병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공공의료 특성상, 수익 등 경제성을 우선으로 보는 예타 기준을 통과하기 쉽지 않습니다.

[정재수/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 : "공공의료기관이 없어서 정부의 제대로 된 공공적 정책들이 추진되지 못하는 데 대해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나 이런 것들은 (예비타당성 조사에) 감안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예산 심사 과정에서도 공공병원의 예타 기준을 공공성 위주로 조정하란 지적이 나왔지만,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바뀐 게 없습니다.

[허종식/의원/지난해 11월 예결특위 : "어떻게 공공거점병원으로 쓸 거냐. 이런 데 대한 예산은 1원도 없습니다. 우리 기재부에서 병원 짓겠다, 공공병원 짓겠다 (하면) 예타 안 나온다. 안 된다."]

지난달에야 서부산과 대전 공공병원 2곳이 예타를 면제받았지만 올해에는 병원을 지을 예산이 사실상 없습니다.

의료 불평등 해소 뿐만 아니라 코로나 등 감염병 극복을 위해서도 공공병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경제성이라는 논리가 여전히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임태호 조은경/영상편집:이재연

김성수 기자 (ss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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