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허영 대변인 "정치인은 아픔·절망 아닌 희망 주는 사람 돼야"

배민영 2021. 2. 2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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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요즘 정치권의 언어에 불만이 많다.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허 대변인은 "말과 메시지를 통해 아픔과 절망을 주기보다 희망을 주는 것이 정치여야 하고 정치인이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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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보다 인기·소구·소비 기반 말 문화 발생"
본받고 싶은 전·현직 대변인은 "이낙연·강민석"
"대변인 이후엔 정책위서 전문성 기르고 싶어"
더불어민주당 허영 대변인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당 대변인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요즘 정치권의 언어에 불만이 많다. 말로 시작해 말로 끝나는 것이 정치라고들 하지만 ‘말 전쟁’ 속에서 정치권의 언어가 갈수록 경박스러워지고 있어서다.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허 대변인은 “말과 메시지를 통해 아픔과 절망을 주기보다 희망을 주는 것이 정치여야 하고 정치인이어야 한다”고 했다. 본받고 싶은 역대 대변인으로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를 꼽았다. 그는 “(이 대표한테) 촌철살인과 유머, 위트가 있다”면서 이 대표 관련 책을 읽으며 공부 중이라고 했다. 당 대표와 임기를 함께 하는 허 대변인은 대변인직을 내려놓은 뒤엔 현역 의원으로서 당 정책위원회에서 정책 현안에 대한 전문적인 능력을 기르고 싶다고 했다.

-정치권의 언어는 왜 이렇게 거친 건가

“말의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말을 상품화하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 환경 때문에 더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다. 팩트에 기반을 두기보다는 인기와 소구, 소비에 기반을 둔 말의 문화가 발생하게 됐다. 참 아쉽다. 이럴수록 말은 품격을 지켜야 한다. 말은 한 사람의 생명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 저는 늘 그렇게 배워왔다. 정치는 말이자 메시지이다. 그 말과 메시지를 통해 아픔과 절망을 주기보다 희망을 주는 것이 정치여야 하고 정치인이어야 한다. 정치는 희망을 주는 직업이라고 가르침을 받고 정치를 시작했고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치권을 통틀어 배울만한 대변인은 누군가

“두 분이 있다. 이낙연 대표가 대변인으로서 신화적인 역사를 창조했다. 이 대표가 DJ 시절부터 대변인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 4번 정도 했을 것이다. 그 당시엔 대변인이 1명이었다고 하더라. 그 1명이 변화무쌍한 정치 현실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제가 요즘 느낀다. 우리는 지금 4명이 하고 있잖나. 엄청난 내공이라고 생각한다. 논평도 다 직접 쓰셨다고 한다. 촌철살인과 유머, 위트가 많이 느껴지더라. 대변인으로서 이 대표 관련 책도 보면서 배우고 공부하고 있다. 다른 한 분으로는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상당히 좋더라. 백신 논쟁이 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백신 확보를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해 왔는지 순차적으로 다 정리해서 깔끔하게 브리핑하는 것을 봤다. (대변인한테) 순발력도 필요하지만 오랜 시간 축적된 기록의 힘과 사실을 정리하는 힘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대변인을 보람을 느끼거나 힘들 때는 언제인가

“제 논평이 공감을 얻어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반대로 논평의 주제가 사람일 때가 힘들다. 사람을 칭찬하거나 공격할 때다. 논평 주제가 제도나 시스템, 개혁대상이라면 괜찮다. 사람일 때가 굉장히 힘들다. 논평으로 인해 그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 있고, 그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이 실린 논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가 가장 주저하게 되고 힘들다. 논평에 한 글자 한 글자를 담기가 어렵다.”

-그간 낸 논평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지금까지 115개 정도 냈더라.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지난해 9월3일 전교조 법외노조 관련 대법원 판결을 다룬 첫 대변인 논평이다. 논평은 아니었지만 윤석열 검찰총장과 관련해 쓴 페이스북 글도 기억에 남는다. 윤 총장 탄핵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왔던 때다. 나는 ‘탄핵을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 ‘명분을 쌓아야 하고 명확한 불법 사실들이 명분상 축적됐을 때 진행해야 한다’, ‘오히려 역풍이 올 수 있다’라고 적었다. 그런데 핵심 지지층에서 공격을 많이 받았다. 지금은 오히려 ‘용기 있게 잘 이야기했다’는 격려를 받는다. 앞으로 그런 소신과 시대 흐름을 따라가야 할 때 매 순간 생각과 판단을 해야 할 텐데 그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대변인 이후엔 무엇을 하고 싶나

“대변인을 하며 여러 정책 현안에 대한 전문적인 능력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대변인은 모든 정책 현안에 전문적인 시각으로 깊이까진 아니어도 대강 요점은 꿰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언론인들의 질문에 답할 수 있다. 대변인 이후에는 당 정책위원회 관련 일을 해보고 싶다. 정책위 활동을 하면서 정책적 능력을 기르고 싶다. 정책위가 당정 협의 모든 과정에서 주요한 정책 이슈를 끌고 가는 핵심 단위다. 정책위 활동을 나중에 꼭 하면서 공부도 많이 하고 싶고 정책 현안에 대한 깊은 인식의 기회들을 갖고 싶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허영 대변인은 ●1970년 강원 양구 출생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신계륜 의원 입법보좌역 ●김근태 의원 비서관 ●이기우 의원 보좌관 ●강원도지사 비서실장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 전략기획위원장 ●서울시 정무수석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21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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