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무기한' 징계? 빠르면 한달만에도 풀렸다
2009년 무기한 자격 정지 징계
2년뒤 KOVO복귀, 올핸 KB 감독
시민 폭행해 무기한 출전정지 당한
프로야구 정수근은 1달만에 복귀
이후 두 차례 더 폭행 사건 일으켜
하지만 그동안 체육계의 관행을 본 결과 '무기한 처분'은 단순 경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됐다. '무기한'은 그저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사건이 잠잠해질 시간'인 것이다. 빠르면 한달만에 복귀한 경우도 있고 1년 정도면 가해자들은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최근 12년전 박철우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 이상열(55)감독도 2009년 당시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불과 2년 뒤인 2011년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위원으로 배구계에 돌아왔다. 그리고 경기대 감독을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KB손해보험 감독으로 선임됐다.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당시 피해자 박철우와 코트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징계 2년만에 조용하게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를 푼 협회는 물론, 중징계를 받았음에도 감독으로 기용한 KB손해보험의 선택에도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지난 19일 박철우는 인터뷰에서 분노를 감추지 못하며 "이 감독에게 직접 사과를 받은 적도 없다. 그리고 12년 전 일이고 지금은 사과받고 싶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코트로 복귀한 이 감독이 지나가면서 악수를 청할 때 너무 힘들었다. 이 감독을 선임한 구단도 이해되지 않는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여기서 끝이 안다. 박철우는 "이 감독이 대학 지도자 시절 선수들에게 '박철우만 아니었으면 맞았어'란 말을 했단 얘기를 들었다"며 자신의 폭행 이후 이 감독은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도 밝혔다.
이후 이 감독은 20일 잔여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결정했고 올 시즌 남은 기간 박철우와 이 감독이 마주 칠 일은 없다. 하지만 내년은 다시 코트에서 맞닥뜨릴 수도 있다.
폭행 가해자들의 처분에 '무기한'이라는 단어가 포함되면 마치 '영구제명'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아니다. 말대로 무기한은 그저 '기간을 못 받지 않는다'는 뜻일 뿐이다. 대표적으로 이다영·재영 자매의 겨우 빠르면 이번 시즌 말부터 복귀할 수 있다. 연맹이 별도 징계를 내리지 않으며 소속팀 자체징계만 풀면 바로 복귀가 가능하다.
'무기한 출저 정지' 징계를 받고 가장 빠르게 복귀한 사례는 프로야구에 있다. 2004년 정수근은 시민폭행 혐의로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1달이 지나지 않아 구단 징계가 해제되며 출전이 가능해졌다. 당시 롯데 자이언츠는 "충분한 반성을 했다"고 했지만 비난은 피할 수 없었다. 솜방망이 처벌 때문일까. 정수근은 2008년 만취한 상태로 시민과 경찰관을 폭행해 또 다시 무기한 실격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1년만에 징계는 풀렸고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올 수 있었다.
가장 최근은 2년 전에 일어났다. 2019년 12월 술에 취해 시민을 구타해 형사입건된 LG트윈스 배재준은 '무기한 선수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지 불과 10개월만에 징계가 풀렸다.
[조효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6400만원 돌파…비트코인 20개면 `서울 아파트 한채`
- 세종대왕 프랭클린 마오쩌둥…까다로운 내 심사 통과해야죠
- [단독] 신한은행의 양심고백 "신용대출 금리, 사실은 이렇습니다"
- "청소함에 가두고 폭행도…" 프로야구도 `학폭 미투`
- 6000만원선 뚫고 6500만원까지…비트코인 얼마까지 오를까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전기차 캐즘…에코프로 ‘반전카드’ 있나
- “전속계약 해지할 수도”…뉴진스, 어도어에 내용증명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