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방통 북한의 음악영재

2021. 2. 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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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도 지나갔고요.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 사라진 요즘에 많은 분들에게 기쁨을 주는 어린이들이 있죠. 바로 음악 신동들이요.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뿐 아니라 북한 텔레비전에도 요즘 음악 신동들이 자주 나온다는데요. 오늘은 음악영재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함께 하실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이효주 씨 프로필에서 보셨을 텐데요. 북한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교사를 지내시고 굉장히 특별한 악기를 전공하셨다고 들었어요.

북한에서 초등학교 10년 중학교, 여기로 말하면 중고등학교 6년 정도 교사를 했고요. 음악 교사를 했고, 아코디언을 전공했습니다.

그러면 이효주 씨도 북한에서 음악 영재 출신인 건가요?

영재가 될 뻔하다가 못 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하고 예술학원 시험을 중학교 1학년에서 치는데 신장이 작아서 탈락했습니다.

키가 작은 게 영재를 구분하는 데도 상관이 있어요?

네, 중요한 기준이 되는 거죠. 선발 기준에서 아주 중요한.

그래요? 전혀 몰랐습니다.

요즘 남한에서도 음악 신동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화면에 나올 텐데요 함께 보시죠.

저도 남편이랑 텔레비전에서 저렇게 트로트 신동 아이들 노래 부르는 거 보면서 저희 어릴 때는 개발도상국의 어린이였는데 역시 선진국의 어린이들은 저렇게 끼도 많고 표현도 저렇게 잘 하는구나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어떠세요?

지금은 조금 적응이 됐다고 봐야죠. 대한민국에 온지 10년이 됐으니까. 근데 처음에는 좀 이상했죠.

왜요?

분망하고 정갈하지 못한. 정돈되지 못한 이런 거 있잖아요. 너무 자유분방한 거죠. 북한 학생들 보면 어린이들도 그렇고 저런 모습이 아니거든요.

그렇군요. 백 번 들어도 한 번 보느니만 못하니까 화면으로 준비했습니다. 북한 음악 영재들 만나볼까요?

노래도 노래지만 표정, 손짓 하나하나가 살아있네요.

이 빠진 것 보세요. 귀엽네요. 이번엔 기악 영잽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언뜻 봐도 기교가 상당해 보이는데요. 지금 저 악기는 대금 같아 보이긴 하는데 뭡니까?

저거 북한에서는 젓대라고 부릅니다.

북한은 이런 전통 악기를 다 개량을 해서 쓰다 보니까.

일종의 개량한 대금이다 이렇게 보면 되는 거네요?

그렇죠.

이번에는 가야금 영재입니다. 저 손놀림 보세요. 깜짝 놀랐어요.

진짜 저 악기 연주뿐만 아니라 퍼포먼스가 저런 어깻짓이라든가 손짓이라든가 표정 이런 게 정말 저렇게 어린아이가 할 수 없는 건데. 어떻게 저렇게 악기를 훌륭하게 연주하고 완전한 퍼포먼스를 공연을 할 수 있는지 정말 입이 떡 벌어집니다.

이번에는 꼬마들이 거의 뭐 자기 몸만 한 크기의 기타를 연주하는데요? 손이 작아서 참 만만치가 않을 텐데요.

네 연습, 연습, 또 연습, 연습밖에 없습니다.

저 과정이 생각보다는 좀 쉽다고 말하면 어떻게 전달되겠는지 모르겠는데 계속 반복시키면 아이들은 따라오게 돼 있습니다.

화면을 보니까 북한 영재들 참 신통방통한데요. 그런데 북한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음악 영재 육성에 큰 공을 들였었잖아요.

북한은 평등한 교육 특별히 재능 있는 아이를 따로 차이 둬서 교육하는 걸 지양했었는데 1980년대에 수재론이라는 것을 당의 공식적인 교육 방침으로 정합니다. 그래서 수월성 교육이라고 하죠. 재능 있는 친구들은 더 많이 키워주는.

특히 김정일 같은 경우에는 문화적인, 예술적인 소양 같은 것들이 있다고 알려져 있었잖아요. 그래서 특별히 문화적인 예술적인 영재들을 집중적으로 발굴해서 육성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게 단순히 김정은 위원장의 김정일 위원장의 어떤 관심사이기 때문에 이렇게 음악 예술 영재를 중요시한 건가요, 어떤가요?

산업적 측면에서도 상품성이 된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북한에서 이야기하듯이 예술인 양성에서 조기 교육부터 그 체계가 정말 잘 돼 있는 국가는 이 세상에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각 도마다 조기 교육을 하는 음악 유치원이 있습니다.

북한 최고의 음악 영재를 키우는 경상유치원이라고 있다고 합니다. 화면으로 준비했습니다.

건물 외경에도 떡하니 피아노 마크가 있네요. 이 유치원이 꽤 오래된 유치원이죠?

알려진 바로는 이게 1954년에 세워졌다고 하니까 거의 전후에 직후에 세워진 아주 전통 있는 오래된 유치원이고요. 여기 출신들이 금성학원이나 음악학교들로 진출하고, 그 학교를 지나면 관현악단이나 모란봉악단이나 이런 쪽으로 음악을 하려는 친구들의 엘리트 코스의 시작점이 바로 이 경상유치원이라고 할 수 있고요. 리설주 여사도 경상유치원 출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유치원은 참 멋있습니다." "피아노 잘하고파서 왔습니다."

여기는 어떻게 입학합니까?

우선 권력이 있어야 될 거고요. 경제가 받침이 돼야 될 거고요.

그런데 선발 기준이 디테일하다고 봐야죠.

그렇군요.

인물 심사 좀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키가 작은. 그리고 피아노를 치자면 손가락 다섯 개 중에서 다섯 번째 손가락이 뭐 첫 번째 마디를 넘어서야 된다는 기준.

어머나. 너무 구체적인 거 아닌가요?

그런 거가 있죠. 근데 가야금을 치는 이런 연주가는 얼굴이 조선형. 동그스름한 이런 형 이런 기준이 다 있어서요. 좀 까다롭습니다.

"수준 높게 하자니까 정말 힘듭니다." "몇 번씩이나 배워 주다가도 잘 모를 때에는 막 속상합니다."

거의 1대 1 맞춤수업인데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열정이 남다른 것 같은데요.

국가에서 인정하는 예술인으로 두각을 나타내면 북한에서 교사의 명예가, 교사로서는 가장 큰 거라고 보시면 되거든요. 그래서 외부적인 인센티브는 노동당원이 된다든가 아니면 공훈교원, 인민 교원 이런 것들이 되는 거죠.

북한에 명문 음악 유치원을 화면으로 봤는데요.

그럼 입학하면 부모보다 선생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남북한의 차이를 가장 보여주는 게 북한은 어쨌든 국가가 개입해서 공공의 교육 영역에서 아이들을 완전히 집중적으로 케어해서 영재로 길러내는 부분이 크고요. 물론 한국도 교육청에서 영재 선발 같은 거 하거든요. 교육부에서도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진행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교육이나 부모가 어떻게 이 아이를 영재로 만들어주느냐가 훨씬 더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해서, 북한은 공적인 시스템이 더 강조되고 남한에서는 사교육이나 사적으로 어떻게 이 아이를 키우는 것인가에 좀 더 포커스가 놓여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음악 영재 교육을 시작하고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결국 대학까지 가려면 어떤 코스를 밟게 되나요?

음악 유치원 졸업해서, 예술학원 들어가고, 예술학원에서 기량자. 그러니까 예술학원에서도 매해 216 예술축전 같은 걸 합니다. 거기서 1등을 하면 음악대학의 김원균 명칭 음악종합대학에 붙을 수 있는 거죠. 그 대학을 졸업한다는 건 북한에서 정말 예술인으로 인정받는 케이스가 되는 거죠.

말씀하신, 국가가 주도해서 유아 영재 발굴부터 육성까지 그렇게 하는 거 같은데 그렇다면 학비는 전부 다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는 건가요?

교육 자체는 무료 교육인데 그 외 들어가는 것들이 교수님한테서 지도를 잘 받으려면 뭔가 또 내야.

뇌물?

네. 뇌물. 촌지 같은 걸.

남한도 예체능 교육이 돈이 많이 들잖아요. 그리고 부모의 서포트가 엄청 중요합니다. 그래서 남한도 그런 것처럼 북한도 점점 시장화가 되고 돈을 버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돈으로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부분들이 점차 그런 경향성이 늘어나고 있는 거 같습니다.

국가 조기 영재 교육 안에서 그야말로 탄탄대로로 올라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아닌가요?

그래서 사실은 입학을 30명 했다. 한 학부에 많아도 그냥 15명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15명이 입학했지만 졸업은 5~6명 정도 하거든요.

그러면 입학할 때 30명이 입학했는데 5명이 졸업한다. 25명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일반 학교에 보내진다든가 그리고 예술학원 내에 있는 사범과에 가서 예술인이 아닌 교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거죠.

우리나라에서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도 있고 또 피아니스트 정명훈도 계셨고 이렇게 세계적인 음악인들이 계신데 북한에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북한도 그런 세계적인 대회에 나가서 입상한 경우가 있어요. 2016년에 쇼팽 청소년 콩쿠르라는 게 있습니다. 아주 세계적인 대회고 거기에서 마신아라는 북한 출신 피아니스트가 1등을 합니다. 큰 대회에서 1등을 하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날렸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북한에서는 이러한 예술 인재들이 당의 업적을 알리는, 선전하는 존재로 활용되는 경향이 있다 보니까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뛰어난 역량을 보였던 영재들이 체제 선전의 도구처럼 활용된다는 측면도 있다고 그러시는데 이런 부분은 좀 어떠세요?

제가 밖에 나와서 보니까 느끼는 부분이고요. 그 체제 속에서는 그것이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이고 자긍심 같은 것을 가지고 예술 선전 이런 데 임무를 임했거든요. 여기 와서 제가 아코디언 전공이다 보니까 무대도 좀 서봤거든요. 그런데 정말 제가 좋아서 하니까 이 생각 자체가 너무 프리하고 너무 좋은 이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다르구나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교육 이야기에는 어떤 게 정답인지 잘 모르겠어요. 다음 시간에는 북한의 또 다른 영재들 만나봐야죠?

네, 다음 주에는 북한의 공부 영재들입니다. 공부 비법과 북한의 영재 시스템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094100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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